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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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또 미루는 나를 볼 때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10. 21. 16:15
위와 같은 프로세스를 경험한다. 1. 해야 할 일이 있다. 2. 하기 싫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너무 어렵다, 너무 기계적인 일이다, 너무 잘하고 싶다.) 3. 미룬다. (유튜브를 보거나, 해야 할 일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행위를 한다.) 4. 본인을 깎아먹는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5. 더 하기 싫다. 6. 더 미룬다. 참 많이 경험하는 프로세스다. 나름대로 자기 할 일을 책임져서 잘하고, 주위에서 멀쩡하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보이는 나지만, 여전히 미룬다. 미루고, 나를 너무도 한심하게 쳐다본다. 그렇게 한심하게 쳐다보면서도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럴 때 생각해보자. 일단 나만 이런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다. 그 불완전한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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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채식을 하는 이유는 열역학 2법칙 때문이다.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10. 13. 23:19
공대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체크남방, 두꺼운 안경, 두꺼운 전공책과 꾀죄죄한 몰골 정도가 되겠다. 그리고 일반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구사하며 저희들끼리만 재미있고, 상대적으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모습. 한국에 공대생은 다른 나라에서 공대생을 대접하는 것에 비해 그다지 리스펙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의 공대생들은 자신의 Nerdy함을 최대한 숨기고 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사실 4년동안 공학적으로 생각하고, 공학적으로 공부하고, 공학적으로 시험을 보고난 공대생은 자연스럽게 공학적으로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다. 나는 공대생이다. 내가 최근에 좋아하는 집단은 공우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우수센터라는 정말 공돌이 중에 공돌이를 모아놓은 집단이다. 이 집단에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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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 보다는 더 고민하자.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10. 12. 00:07
대학에 들어갈 때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지이다. 어느 대학을 들어가는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아주 약간의 차이로 나는 전공이 어느 대학을 가는지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약간 과장을 보태면 인생을 결정할 때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큼 중요한 것이 학과를 선택하는 일이다. 대학교 4년동안 배우는 양의 지식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그때에는 많은 사람들의 철학적인 기반이 다져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대학교 4년 동안 배운 전공은 단순히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성을 잡아준다. 그렇기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오랜 시간 동안 공대생은 공대생처럼 생각하고, 인문대생은 인문대생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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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도 쓴다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7. 22:28
오늘은 어쩐 일인지 몸이 피곤하다. 잠도 적당히 잤고, 특별히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피곤하다. 그런 날이 있다. 그래도 글을 쓴다. 습관이 되어 글을 쓰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리고 피곤해서 하루 건너뛰고 이틀 건너뛰었을 때의 결과와 피곤해도 어쨌든 글을 썼을 때의 차이를 지금까지 많이 학습하면서 살아왔다. 피곤함에도 쓴 글은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보이고, 차라리 오늘 푹 자고 내일 일어나서 쓰는 것이 더 좋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 둘 스스로와 타협하기 시작하면 피곤하지 않은 날은 없다. 그걸 알기에 쓴다. 그리고 다짐을 하며 원래 오늘 했어야 할 일을 시작한다. 피곤해서 시작하지도 않은 것과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하루의 결과는 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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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은 어렵지 않아요~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6. 16:46
1. 작가님이 채식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생각하신 건 언제부터이신가요? 춘천에서 자랐던 나는 살면서 자연을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기억하는 순간부터 아파트에 살았고, 자연은 그냥 주변에 존재하는 것일 뿐 특별히 교감하거나 감사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서울에서 생활을 했고, 3~4년 전부터 서울에서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은 제법 특별한 일이 되었다. 기분이 좋은 날도 뿌연 하늘을 보면 기분이 나빠지곤 했다. 특히 기관지가 예민하기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 밖에 나가면 금세 목이 아픈 것이 느껴졌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깨끗한 공기를 잃고 나서 환경과 자연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핀란드에 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사함은 자연이다. 밖에 나갈 때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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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함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3. 23:13
요즘 정말 많은 불안함을 느낀다. 대학교의 마지막 학기이고, 지원해 놓은 대학원은 여러 개에 조만간 연구원 면접도 있다. 당연히 잘하고 싶고, 좋은 결과를 받고 싶다. 그리고 하루하루 미래가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초조하다. 이럴 때 내게 스스로 다짐하는 몇가지 생각이 있다. 1. 최선을 다하는 것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최종 결과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언제 들어도 좋은 평온의 기도의 내용을 상기하자.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며, 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내려주소서 내가 면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바꿀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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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푸른 눈 속 내가 웃고 있는지 499일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2. 22:00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새로운 사람의 취향,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배운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이다. 나는 그녀를 핀란드에서 그녀를 만났고, 그녀는 문자 그대로 새로운 세상을 내게 가져다주고 있다. 그녀의 눈은 푸르다. 지중해의 에메랄드 빛 바다색을 닮았다. 그녀는 흙색의 머리를 가지고 있다. 검은색의 머리만 알고 있는 내게는 '금발'밖에 그녀의 머리를 표현할 방법이 없지만, 그녀의 언어로는 '흙색' '진저색', '그라운드 그레이', '그라운드 브라운, '라이트 브라운'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녀의 피부색은 희다. 한국에서는 제법 흰 피부를 가진 나지만, 그녀의 옆에 가면 자연스레 내 피부색은 올리브색이 된다. 황인종으로서 바라보는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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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하다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1. 21:42
서울대학교에 와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가장 좋은 점은 좋은 동료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도전을 한다고 감히 이야기했을 때 "네가 어떻게 그런 걸 해?"가 아닌 "오 그거 재미있겠다! 우리 한번 같이 해보자!"라고 돌아오는 반응. 그것이 내가 대학교에 와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 얻은 가장 큰 소득이다. 덕분에 지금 조금씩 책 구성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우리가 멘토링 했던 데이터들을 통해 질문을 정리했고, 그것으로 자연어 처리 분석을 통해 가장 많은 질문들을 뽑아내었다. 이번에 꼭 잘 책을 구성해서 좋은 책을 만들어 내었으면 좋겠다. 1) 공우의 공부방법 (입시 공부 보다는 공부라는 것 전반) (4) - 공부를 왜 하는가 (꿈, 목표) - 공부를 어떻게 하는가, 무슨 공부를 하는가 2)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