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 일기 #3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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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여행 일기 #3
    성실버섯 (준, 濬) 의 농장/[한달쓰기 5기] 2020. 4. 7. 00:00

    1. 바다로 향하다

     

    셋째 날 가장 큰 일정은 배 낚시를 떠나는 것이었다.

    오전에 가볍게 산책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 배를 타러 나섯다.

     

    내가 탈 배는 사람 5명 정도가 타면 더 이상 탈 공간 없을 만큼 아주 작은 배였다.

    크기가 작은 배였지만, 바다로 나갈 때의 기분은 더 짜맀했다.

     

    낚시에 적절한 위치를 찾기 위해 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달릴 때 

    나는 배의 가장 앞쪽에서 옆에 달린 작은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빠른 속도탓에 온 몸에 바닷물이 조금 튀었지만, 나를 스쳐가는 바람과 모터의 웅장한 소리 덕에 옷이 젖는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바람과 파도를 가르고 바다 표면 위를 빠르게 건널 때에는 마치 내가 포세이돈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짜맀한 경험을 하고 있을 때, 내 눈에 거슬리는 무언가가 보였다.

     

    그것은 바로 '세제 비닐봉투'였다.

    섬에서 꽤 멀리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린 흔적이 남아있던 것이다.

     

    얼마전 기사를 통해 바다거북이 사람들이 버린 비닐들을 해파리로 착각해 이를 섭취하고 죽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나는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투들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비록 지구상의 동물들 중 가장 지식이 뛰어난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물임을 인지하며 살아가지 못한다. 그저 우리의 편의만을 위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건들을 만들고 소비하고 버린다.

     

    육지에서 꽤 떨어진 섬인데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떠다닌다. 이는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 모두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가 탑승했던 배, 둘 중 오른쪽 배이다.

     

     


    2. 낚시로 배우는 '밀당'

     

    배를 타고 낚시를 하기 적당한 위치에 도착했다.

     

    선장님의 도움으로 낚시대를 조립했고, 섬에서 미리 사온 미끼를 이용하여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낚시를 시작한 지 30분만에 첫 물고기가 낚였다.

     

    오랜만에 한 낚시인지 낚시대에서 느껴지는 장력이 물고기가 만든 것인지 긴가민가 했기에

    꽤 긴 시간 물고기를 낚기에 실패하고 30분만에 물고기를 잡게 된 것인가.

     

    낚시를 하며 가장 신기했던 것은,

    물 속 아주 깊히 낚시줄을 넣음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들이 내 미끼를 건들이는 느낌이 전해진다는 것이다.

     

    낚시꾼들을 이를 '손 맛'이라고 말한다.

    사실 '손 맛'의 비밀은 낚시대의 장력에 숨겨져 있다.

     

    추를 이용하여 낚시줄을 물 깊히 밀어넣고, 팽팽해진 낚시줄을 낚시대를 이용해 잡고 있다보면,

    물고기가 낚시줄을 건드리는 것이 내 손까지 전해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손 맛'의 원리에서 내가 나의 컨디션을 어떻게 유지하면 좋을 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장력이 강할 때에는 외부 자극이 예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장력이 약할 때에는 외부에 어떠한 큰 자극이 오더라도 전혀 느낄 수 가 없게 된다.

     

    이를 통해서 나는 내가 건강하고 팽팽한 정신상태를 유지해야만

    외부에서 오는 자극들을 바로바로 느끼고, 이로써 내가 그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음 배울 수 있었다.

     

    내가 잡은 물고기, 물고기들은 낚시 이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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