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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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만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11. 23:47
감성버섯답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여러가지 감정들을 느끼는 요즘이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것들에 몸을 담구고 있지만 사소한 상황 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든다. 감정, 생각 이 두가지는 사람이 단지 목숨을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중요한 만큼 공짜로 주는 법이 없다. 결코 단맛만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감정과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자칫 우울해지기 쉽다. 특히나 혼자 속으로만 생각하면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다. 어제 애인과 통화를 하며 그녀 마음속의 고민들을 들었다. 들으면서 내 상황을 비추어보았는데 나역시 마음속에 여러가지 정리되지 않은 고민들이 있었다. 혼자 속으로 생각하기엔 우울해지고, 글로 써서 블로그에 업로드하기엔 부끄러움 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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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 한개의 효과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10. 23:49
한달 글쓰기를 시작한지 열흘이 되었다. 그동안 쓴 것들을 쭉 훑어보는데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 '어떤 날은 삽화를 넣었고, 어떤 날은 안 넣었네?' 글을 잘 썼고, 못 썼고를 떠나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것이었다. 일관되게 모든 글에 삽화를 안넣었으면 몰라도 넣었다 말았다 하니까 넣지 않은 날의 글은 정성이 부족해보인다. 삽화를 넣는 것. 나에겐 고작 3분정도 걸리는 일이다. 직접 찍은 사진을 넣으려면 pc카톡으로 핸드폰의 사진을 옮기면 되고, 글에 걸맞는 그림을 넣고 싶으면 pixabay등의 저작권 무료 사이트에서 관련 이미지를 얻는다. 시간으로만 따지더라도 글을 쓰는 것보다 삽화를 넣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 간단한 일의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글을 클릭하기도 전에 이미지가 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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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어를 좀 더 맛있게 먹는 법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8. 21:15
모처럼 얼큰하게 취했다. 자격증 공부하느라 가끔 아버지가 반주를 기울이실 때도 모른 척 했는데, 오늘은 특별히 토익도 봤겠다, 맛있는 대방어도 먹겠다, 부모님과 즐겁게 술잔을 기울였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잘 몰랐지만 이제는 인기가 많아져서 귀해져버린 대방어.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는 횟감이다. 참치와 견줄 정도로 기름이 풍부하고, 부위별로 식감, 풍미도 다양하다. 즐거운 분위기, 맛있는 회, 기분좋은 술. 완벽해 보이는 저녁식사였다. 하지만 뭔가 찝찝했다. 오늘 아직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달동안 꾸준히 쓰자는 다짐은 나에게 꽤 중요한 사항이었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불편했다. 불과 이틀 전에 아파서 제대로 못썼는데, 또 그러기가 스스로 찝찝했다. 어떻게 할까. 부모님과의 기분좋은 술자리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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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함에 대하여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8. 01:02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땀 흘리는 것을 싫어해서 겨울을 좋아하는 나지만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한 요즘은 우연찮게 비추인 한 줌의 햇살에 소중함을 느낀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모자에 장갑까지 착용하고 집을 나섰는데 간질간질한 햇살이 모자를 벗겼다. 곧장 스터디 카페로 가기는 아쉬워서 가까운 약사천 산책길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한시즈음이었는데,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식사 후에 햇빛을 쬐러 나왔을 그 낯선이들이 괜히 인사라도 건네고 싶을 만큼 반가웠다. 약사천을 걷다가 철봉 풀업(1개도 제대로 못했지만)도 조금 시도해보다가 '이 정도면 괜찮은 산책이었다'라고 만족하며 돌아가려는데 세상에. 찬란함을 마주했다. 윤슬 가득한 물 위에 오리들이 물장구치는 걸 보고 바보처럼 우두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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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먼저다.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6. 21:21
어제 왕만두를 먹고 두 개 남은 것을 버릴 껄 그랬다. 오늘 아침에 꾸역꾸역 물과 함께 넘기고, 하루를 시작했더니 하루종일 체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음식을 먹고 체했던 경험이 아예 없었는데, 지난 달 한번 심하게 체한 뒤로는 잘 체하는 것 같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메말랐던 공부의 의욕도 살아나서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흐름이 살짝 끊기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조금이나마 글로 남기고 하루를 일찍 마무리해야겠다. 무엇을 하든 건강이 먼저인 것은 잘 알지만 너무 가까이에 있기에 소홀히하게 되는 것 같다. 건강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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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마음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5. 23:45
"너가 생각하기에 휴먼다큐에 나오는 사람들은 뭐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는 것 같아?" "뭐 그야 홍보에 도움이 되거나" "글쎄... 홍보할 게 없는 보통의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출연료, 출연료주잖아. 나도 그것 때문에 했었고." "받아봤으면 알잖아. 그렇게 큰 돈 아닌거" "지금 나보고 이유를 생각하라는거야?" "섭외할 때 나는 항상 솔직하게 얘기해. 우리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거? 딱 하나밖에 없다고. 지금 당신 인생의 한 부분을 기록해주는 거. 맞아.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지. 그런데, 그걸 찍고 나면, 그리고 그걸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되면 그때서야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게 돼. 내 인생에서 순간을 기록해 간직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값진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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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4. 23:11
60대 A씨의 이야기 그녀는 농협 식당에서 25년 넘게 조리사로 근무했다. 150명이 넘는 직원들의 점심식사를 두명의 조리사분이 만든다.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세시간만에 150인분을 만든다. 네시에 퇴근하여 주로 운동을 하고, 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녀의 근무는 작년인 2021년 12월 31일까지였고, 정년퇴직을 했다. 주로 아침 6시쯤 일찍 일과를 시작하는 그녀는 요즘 일어나면 '오늘 뭐하지'라는 생각을 한다. 가까운 장터에 가서 돌아다니고 와도 30분남짓, 운동을 하고 와도 1시간 남짓이다. 고정적이던 삶의 패턴에 공백이 생기자 쏟아지는 시간의 여유가 반갑지만은 않다. 60대 B씨의 이야기 그는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했다. 강원도청에서 근무하던 그는 아침 7시에 출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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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방자 탈출기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3. 23:43
행동버섯 블로그의 감성버섯 농장에 70개의 글들이 쌓였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쌓이다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글들도 생겼다. 댓글수를 기준으로 하자면 두개의 글이 인기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내 스스로 마음에 들어하는 에세이는 아니고, 둘 다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들이다. 첫 번째는 '작심삼일 운동은 이제 그만! 운동일지 작성법'( https://kshs20.tistory.com/93 )이라는 글이다. 스스로 만들어서 쓰던 운동일지를 공유하고자 글의 마지막에 '댓글을 남겨주시면 메일로 공유해드리겠다'고 적었다. 한두명 댓글 달면 많이 달겠지 싶었는데 31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럴거면 그냥 밑에 첨부파일로 공유할껄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나름 저작권이 있는지라 한명 한명 직접 공유하고 싶었다. 두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