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백신 맞은 날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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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백신 맞은 날
    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21. 22:45


    사흘 전에 문자가 왔다.

    '김성호님, 2차접종 후 3개월이 지났습니다. 3차접종 대상자입니다.'

    점심마다 뉴스를 틀어놓는데, 분위기를 보니 어차피 3차까지는 의무화될 것 같기에 그냥 얼른 맞기로 했다.
    2주일정도 뒤에 맞는 일반예약보다 오늘 당장 맞는 잔여백신을 선택했다.
    1,2차 접종 때 이틀정도는 몸살기운에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서 무섭기도 했지만 접종 후 10시간 가량 지난 지금, 별다른 불편함은 없어서 다행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백신패스, 백신 의무화에 대해 찬반논쟁이 뜨겁다. 나라를 상대로 고소하기도 하고, 시위하기도 하며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려 노력한다.

    나는 어떤 입장인가 생각해보면 양측의 의견에 모두 조금씩 동의하는 것 같다. 백신을 맞고, 안 맞고 on/off의 시각으로 보면 어쨌든 3차까지 군말 없이 맞았으니 찬성 쪽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차피 맞아야 할 것이다'라는 수동적인 행동이다.

    많은 사안들에 대해서 비슷한 태도인 것 같다.
    정치에 관해서도 예전부터 어느 쪽도 선호하지 않는 중간정도의 입장을 취했었다. 그래서 투표할 때도 내가 찍는 사람이 꼭 당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입장을 가진다는 것. 꽤 귀찮은 일일수도 있다.
    그 입장을 갖기 위해 본인을 설득해야 하며, 타인에게도 때로는 타당한 이유를 들며 설득해야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입장이 소수의 입장이 되면 그것을 지키기 위하여 맞서 싸워야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입장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을 인정하기 위해 혼란과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

    중간 입장을 가진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보고 싶기도 하다. 한번 뿐인 인생, 눈을 반짝이며 열정있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 멋있지 않겠나.

    백신을 맞고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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