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아도 '내 거' (feat. 처진살)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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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쁘지 않아도 '내 거' (feat. 처진살)
    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에세이 2020. 9. 28. 23:17

      웃긴 사람이 있다.

     

      바로 조세호씨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활동중인 예능인 중에서 가장 재밌다고 생각한다. 특유의 표정이나 몸짓이 보기만 해도 웃음을 자아낸다. 통통한 생김새가 한 몫 하는 듯 하다.

      그런 그가 얼마 전 '30kg 감량'으로 화제가 되었다. 올해 1월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한 그는 체지방만 17.7kg를 감량하였고, 근육량은 유지했다고 한다. 30대의 마지막인데 이번만큼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실로 대단하다. 식단관리를 직접 해보니 그 노력이 더욱 체감되었다. 나도 하루에 한 끼는 닭가슴살과 채소로만 먹지만 체지방을 줄이는 것과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피부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몸이 가벼워졌어도 그의 피부는 이전의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조세호씨의 30kg 감량 사실 만큼이나 잘 알려진 '처진 살'이다. 조세호씨는 “사진을 찍으니까 스스로 측은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힘들었다”며 “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것도 아니고 멋져 보이고 싶어서 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건강해지고 싶어서 한 건데 보여주기 부끄럽다.''고 말했다.

     

      다 알고는 있다.

     

      처진 살. 그거 영광의 상처라는 거. 못난 거 아니라는 거.

      하지만 내 배에 그게 있다면 어떨까. 나는 여름에 수영장에서 자신있게 티셔츠를 벗을 수 있을까.

      나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두 달 전 쯤 몸매를 가꾸자라는 생각을 했고, 그 시작단계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이 바로 '처진 살'이다. 살을 빼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 분명한데, 그 과정을 거쳐도 처진 살이 남는다면 나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한달 후 실소를 터뜨렸다.  

     

      그래도 일단 체중관리를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난 후, 인바디를 재러 간 나는 실소를 터뜨렸다. 처진 살을 걱정하기에는 조세호씨처럼 빠른 속도로 빼기가 진짜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kg 감량,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 속도라면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준다면 굳이 처진살을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아직 빼보지도 않았는데 처진 살부터 고민하고 있었다니. 웃긴 일이다.

     

      복구 가능 vs 복구 불가능

     

      처진살은 복구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있다고 한다. 아주 천천히 다이어트를 한다면 처진살이 생길 확률이 적지만, 애초에 체중이 너무 나가서 피부의 탄력을 잃어버린다면 살을 빼도 수술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피부관리와 수분 공급과 근력운동을 병행한다면 조금씩이라도 개선될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한다. 예전의 탄력을 완전히 되찾지는 못하더라도 직접 잡아서 늘려보기 전까지는 처진살인지 모를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다.

     

      나의 처진살들에게

     

      돌아보면, 살아오면서 나에게 처진살과 같은 것들이 몇 개 있다. 실망스러웠던 성적표,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기억들, 후회스러운 행동들.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의 내가 더 나아졌을 지라도 가끔씩 그 흔적들이 보인다. 그것들을 이겨냈다는 자랑스러움으로 다가오는 날도 있지만 다시 그렇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두려운 날도 있다.

     

      솔직히 나는 아직 처진살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하다. 나름 그것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의식적인 노력을 조금씩은 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처진살이 또 나를 괴롭힐지 무섭기도 하다. 이러한 나에게, 그리고 각자 자신의 처진살로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나보다 더 처진살에 대해 성숙하게 생각하고 있는 조세호씨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나에게 살은 예쁘든 안 예쁘든 내 거다.''

    ''그 누구도 쉽게 평가해서 안 되는 스스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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