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울루 대학 일기#22 글을 쓰고 사진을 남기는 이유.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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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 오울루 대학 일기#22 글을 쓰고 사진을 남기는 이유.
    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핀란드 오울루 대학 교환학생 2019. 3. 12. 03:24

    핀란드에 와서 글을 열심히 쓴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려고 노력한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찍은 사진들. 혼자 여행 다니느라 삼각대로 사진을 찍는다.)


    삼각대로 찍다가 휴대폰이 엎어져 액정까지 나갔다. (핀란드에서 액정을 수리하려면 200 eur가 든다. 그래서 그냥 작살이 난 액정을 그대로 사용중이다.)

    그래도 나는 계속 사진을 찍으려 한다. 

    왜? 

    놓지지 않고 싶은 생각은 글로 정리하고, 놓지지 않고 싶은 순간은 사진을 찍는다. 여행을 하면 많은 새로운 생각들과 소중한 순간들이 생긴다. 그리고 그것을 휘발하고 싶지 않아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1.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1) 기록 하지 않으면 생각이 날라가기 떄문

    글을 쓰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생각도 날라가 버린다. 나는 나의 기억을 믿지 않는다. 내가 그 생각을 열심히 이리 굴리고 저리굴리고 했을 때 (작업기억) 으로 활용 했을 때, 그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글을 작성한 내용은 쉽게 암기 할 수 있다.


     2) 글을 쓰면 내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

    아무래도 생각은 논리정연 하지 못하다. 글을 쓰면 내 생각이 논리정연해진다. 우선 순서를 가지게 되고, 생각에 근거를 붙이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어디까지 괜찮은 생각이고, 어디까지 터무니 없는 생각인지 잘 알 수 있게 된다. 


     3)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면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

    이 블로그를 운영한지도 이제 만 1년이 넘어간다. 제법 많은 글들을 썻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댓글도 달린다. 그리고 그 중에는 가끔 내 글에 큰 감명을 받아 내게 이메일을 보내고,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그로 인해 실제로 변화한 사람도 있다. (아직 많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내가 했던 생각들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했던 생각을 활자화하는 단순한 행동으로 인해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공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만큼 행복한 동기부여는 또 없다. 


    처음에는 3)을 주된 목표로 삼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많이 얻은 것은 1), 2) 인 것 같다. 글을 많이 쓸 수록 글에 구조가 생기고 논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날려버렸을 수도 있는 수많은 생각들이 인터넷에 기록이 되어 남아 있다. 


    글쓰기,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참 좋은 일이다.


    2. 사진을 찍는 이유.


    아직 사진에 입문한지는 얼마 되지 않아 그렇게 까지 많은 내용을 적진 못하겠다.


    사실 사진에 대해서 원래는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에인이 오면 그 화질 좋은 인간의 눈을 놔두고 화질도 떨어지는 카메라에나 담기 바쁜 모습을 보고 참 비효율적이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한 친구의 말이 나의 생각을 많이 뒤집어 놓았다. 


    " 사진 찍기는 그림그리기와 비슷한 것 같다." 


    그림은 예술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사진 역시 예술이 될 수 있다. 그저 그 순간을 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3d의 세상을 2d의 프레임 안에 어떻게 예쁘게 담을 것인지, 그리고 어떤 구도로 담을 것인지 고민하는 또 하나의 예술이다. 아직 나는 사진에 의미를 담지는 못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사진을 통해서도 의미를 담고 싶다. 글은 진입장벽이 높다. 이렇게 열심히 글을 쓰면 내 생각을 정리하고, 누군가를 논리정연하게 설득하는 데에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제 글을 읽기 싫어한다. 하지만 사진을 다르다. 아주 빠르고 직관적이고 감정을 먼저 건드린다. 사진 한장이 세상을 더 효과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요즘 열심히 그래서 사진을 찍는 것도 나름대로 연습 중이다. 


    별과 오로라를 찍어보려 했으나, 삼각대도 챙겨가지 않아 아주 촌스럽다. 그러나 다음에는 이것보다는 조금 더 잘 찍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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