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울루 대학 핀란드 교환 학생 일기#9, 확률과 고정관념 그 미세한 차이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울루 대학 핀란드 교환 학생 일기#9, 확률과 고정관념 그 미세한 차이
    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핀란드 오울루 대학 교환학생 2019. 1. 23. 01:32

    이곳에 오면 많은 국가의 사람을 만난다. 국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흥미를 끄는 주제이다.


    많은 고정관념이 있다.


    프랑스인은 영어를 배우기 싫어하고, 자신들끼리 있을 때 항상 불어를 사용한다. 
    독일인은 딱딱하고 진지하고 유머를 즐기지 않으며 맥주를 많이 마신다. 
    이탈리아인은 사랑꾼이다. 
    스페인 출신은 흥이 많고 파티, 춤 그리고 노래를 즐기며 술을 많이 먹는다.
    아시아인들은 소심하고 자기들끼리만 어울린다.
    핀란드인은 사람들과의 잡답을 극도로 싫어하고 상대방을 엄청나게 배려한다. 개인 공간을 중시한다. 


    이렇게 다양한 출신 국가의 사람들이 엮여서 있는 교환학생의 자리에서는 위와 같은 출신 국가들에 대한 농담이 많은 주제를 이룬다. 농담과 편견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곤 한다. 





    1. 고정관념과 통계

     

    위의 고정관념들은 흔히들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고정관념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접했다. 그렇다면 고정관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으나,  어느 정도의 고정관념은 통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난...

    독일인의 대부분은 맥주를 즐겼으며 진지했다. 

    프랑스인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들끼리 프랑스어를 사용했다. 영어를 딱히 못하는 것 같지 않은데 불어를 사용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아시아인들은 확실히 대부분 자기들끼리 몰려다니는 성향이 있고, 상대적으로 덜 외향적이다. 

    핀란드인들은 대부분 잡담을 꺼려하고, 자신에의 개인 공간을 엄청나게 중시했다.

    고정관념들은 분명히 어느 정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설득력을 준다고 생각한다. 아예  터무니없는 내용이여였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혹은 유머로 살아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주의해야 할 점


    얼마 되지 않는 경험이지만 고정관념이 어느 정도는 맞았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나의 경험 중에는...

    맥주가 아닌 와인을 더 좋아하는 독일인도 있다.

    물론 아시아인들이 몰려다니는 경향은 있으나, 사실 서양인들도 몰려다닌다. 아무래도 주변 국가들끼리 그나마 서로 어느 정도 역사를 알고, 언어에 익숙하다 보니 조금 더 쉽게 친해진다. 당연한 것이다.

    서로 다양한 국가의 아시아인들끼리 친해도 유럽인의 시야에서는 다 그냥 똑같이 보이기 때문에 맨날 몰려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것 같다. 

    말 한마디 없고, 방에만 있으면서 파티에는 전혀 참여하지 아는 스페인 출신도 있다.

    엄청나게 말이 많고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핀란드 인도 있다. 


    고정관념에 전혀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상 60~70% 정도는 고정관념과 대략적으로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 외에 사람들은 별로 그 경향을 따르지 않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고정관념에 정반대 되는 성격을 가진다.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이 남들과 다른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다. 


    어떤 집단의 사람들은 주로 ~~ 해 


    딱 여기까진 괜찮다. 그 말은 통계적으로 맞는 말일 수 있다.


    어떤 집단의 사람들은 ~~ 해야만 해.
    ~~ 하지 않은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야.

    그러나 이제 이렇게 변하면 그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곳에 와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이 타인에 대한 판단이 정말 없다는 것이다. 즉, 남과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시선이 전혀 없다. 말 그대로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 주류와 다를 자유


    한국에서는 사실 남들과 다르다고, 즉 주류의 사람들의 흐름과 다르면 뭔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내가 머리를 삭발하고, 수염을 길렀을 때 한국에서의 반응은 난리도 아니었다. 대체 내가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자르겠다는데 왜 그렇게 나에 대해서 말이 많았던지. 


    핀란드에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그 어떤 개인의 자유도 건드리지 않았던 것 같다. 


    특이한 머리색이나 옷차림, 다양한 피어싱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그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그러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나도 참 타인에게 쓸데없이 관심 많다.)


    통계는 그저 확률이다. 주류의 사람들이 ~~ 한 특징을 가질 확률이 높다. 이것을 마케팅이나 사회학에서 사용하면 그것은 참 괜찮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꾸 확률의 의미를 착각한다. 

    확률은 임의로 시행을 무한히 반복했을 때, 그 사건이 일어나는 시행의 수를 전체의 시행의 수로 나눈 것이다. 


    높은 확률이더라도 언제나 그것이 아닌 사람들이 있으며, 그 사람들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을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이 존중의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