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 if] 만약 수면이 필요 없는 신체를 가졌다면?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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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gic if] 만약 수면이 필요 없는 신체를 가졌다면?
    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28. 00:31
    스타디슬랍스키 (출처 : Google 사진검색)

    일전에 글감에 관한 글을 썼을 때 'Magic if'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스타디슬랍스키는 '내가 이 사람이라면 어떨까?', '내가 이 상황 속에 있다면 어떨까?' 라는 가정을 통하여 현실의 세계로부터 상상의 영역으로 높이는 지렛대 구실을 하는 만일의 마술(Magic if)을 논했다.
    주로 연기를 할 때 배우들이 대본 속 인물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기 위한 상상의 대문으로 많이 활용한다.

    이것을 글에 적용시킨 것이 소설 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늘은 처음으로 'Magic if'를 활용하여 글을 쓰려 한다. 처음이니까 소소한 주제로 시작해볼 것이다. 해오던 방식이 아니라 어색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만약 수면이 필요 없는 신체를 가졌다면?

    00:00~03:00
    잠자리에 들 시간이 찾아왔다. 나에게 '잘 시간'과 '잠자리에 들 시간'은 큰 차이가 있다. 지난 주부터 144시간째 나는 잠을 자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억지로 눈을 감아도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졌다. 문제는 단순히 수면장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잠을 자지 않아도 낮에 피곤하거나 어떠한 생리적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잠든 이 시간, 가족과 함께 지내는 나에게 활동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그저 침대에 누워 지금 나의 상태에 대해 인터넷 논문 검색을 해보거나 가끔씩 혹시 꿈 꾸는 것은 아닌지 허벅지를 꼬집어볼 뿐이다.

    03:00~06:00
    6일째 혼자 고요한 새벽을 지내다 보니 문득 '내가 안 자고도 살 수 있게 된 것인가?'라는 조그만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부모님은 나의 상태를 심히 걱정하고 계시지만 내 몸의 컨디션은 내 스스로 잘 알 수 있다. 너무 완벽한 컨디션인걸.
    굳이 누워있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책상에 앉아본다. 종이 하나, 펜 하나를 꺼내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내가 앞으로도 이렇게 지낼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유튜브를 할까? 아니다. 섣불리 세상에 드러나면 좋지 않은 일에 휘말릴 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이 상태가 지속될지도 모르니까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 다만 밤에 7시간정도의 시간이 너무도 심심하기 때문에 그 7시간을 잘 기획해보자.

    06:00~08:00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적다보니 슬슬 동이 터온다. 6시만 되면 눈을 뜨는 아버지도 일어나셨나보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시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을 먹으며 어머니가 물었다.
    "오늘도 잘 못잤니? 벌써 며칠째인데 걱정이구나."
    '저 안 자도 되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려다가 삼킨다. 이걸 누가 믿겠는가. 아무리 부모님이라 할지라도.
    "오늘은 좀 잔 것 같아요. 걱정 마세요." 라며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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