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게 다가오는 뻔한 잔소리. '졸업선물' 서평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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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직하게 다가오는 뻔한 잔소리. '졸업선물' 서평
    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책, 음악, 영화 리뷰 2018. 11. 16. 00:39


    만의 서평이다.

    이 블로그의 글쓴이 중 한명인 영감버섯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다.

    그동안 영감버섯(실제로 친구이다.)이 종종 책을 추천해주곤 했는데

    주로 '신영준'박사의 책이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졸업선물'이라는 책 역시 그 분이 집필했다.


    지난 번 서평을 올렸던 '일취월장'처럼

    '졸업선물' 역시 하나의 흐름으로 쭉 이어지는 구성은 아니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부딪히게 될 고민거리들에 대하여

    세분화된 항목들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문장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기에 꽤나 경쾌한 속도로 읽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분의 책을 몇 번 읽다보니 전의 책들과 비슷한 맥락의 내용들도 보이고,

    했던 이야기를 또 하니까 슬슬 잔소리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자 잔소리 같은 페이지들을 빠르게 빠르게 읽어나갔다.


    사실 이전 책들과 겹치는 내용들이 있는 것은 맞다.

    또한 내게 잔소리로 다가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시험공부를 할 때 문제들을 풀다가 겹치는 문제를 보면

    '어? 반복되는 문제네? 이건 완전 시험에 꼭 나오는 문제야. 반드시 숙지하자.'

    라고 하지 않았던가?

    또한 내가 잔소리라고 느끼는 것은 사실 이미 아는 것을 다시 말해서가 아니라,

    쓴소리라서 불편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지 않나?


    이 두 생각은 이 책을 다시 한 번 더 펼치게 했다.

    '모든 내용을 소화하기는 힘들어도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그냥 넘겨버리지 말고 고민해보자'는 생각에 메모했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았다.

    소곱창처럼 고소한 풍미가 풍기기에 충분한 문장들이었다.

    메모했던 문장들을 소개하며 나의 생각을 덧붙여보려 한다.








    멘토 = 보조바퀴 (3p)

    보조바퀴는 절대 주 동력원이 아니다.

    더 빨리 가려면 결국 떼어내야 한다.


    멘토, 멘티 두 가지 입장을 모두 생각하게 한다.

    나는 토요일마다 '새삶프론티어즈'라는 대외활동을 한다. 그 곳에서 멘티로서 활동한 적도 있고, 멘토로서도 현재 활동중이다.

    멘토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곤 했었는데 처음으로 '이거 괜찮네'싶은 답변이다.

    보조바퀴도 보조바퀴 나름이다. 아예 같이 굴러가버리면 지면과의 마찰력만 늘어난다. 평소에는 땅에서 살짝 떠있다가 중심바퀴가 한 쪽으로 기울 때 땅에 닿으면서 기울었음을 느끼게 해주는 정도의 멘토가 되어야겠다.

    그리고 그런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멘티가 기울었는지, 바퀴에 바람은 충분한지, 속도는 어떤지 살펴보는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최고의 결과를 만들면 최고의 선택은 따라온다. 선택보다는 집중의 문제 (34p)

    선택의 순간은 죽을 때까지 온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정말 많이 들어본 말이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얼마나 중요한 문장이기에 계속 노출되는 문장인가. 어쩌면 내가 이 문장을 필요로 하기에 자꾸 내가 이 문장을 찾는 것은 아닌가.

    이미 많이 접해본 말이라고 해서 내가 그 내용을 숙지하고, 지키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이 착각 주의해야 겠다.





    입시가 끝판인줄 알았다.(46p)

    취업만 되면 다되는 줄 알았다

    결혼이 진짜 마지막 산인 줄 알았다

    육아라는 끝판왕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가 크면 조금 편해질 줄 알았다

    다시 내 아이의 입시가 기다리고 있다

    인생 돌고 돈다. 그래도 한 판 깨는 맛이 있다.


    마지막 문장 전까지는 너무 암담했다. 너무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암담함은 결국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한 판, 한 판 깨나가려면 내 손이, 내 마음이, 내 주변과의 관계가, 내 신념이 깨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왕 깨야되면 재밌게 깨야겠다.





    인생성장 10단계(176p)

    1. 잘못을 인지하고 공부를 시작(인생 시동)

    2. 공부시간을 충분히 확보함(우선 참으면서 공부, 모멘텀 형성)

    3. 공부 자체가 습관이 됨(체득화)

    4. 문득문득 깨달음(양질의 전환)

    5. 공부를 깊게 하고 싶어짐(관련 서적을 여러 권 읽는 단계)

    6. 뻔한 말이 더이상 뻔한 말이 아님(Re+Search가 가능해짐)

    7. 지적 습득의 공부보다 탐구정신과 창조의 욕구가 발생함(철학이 생김)

    8. 공부한 지식이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옴(그 분야의 전문가가 됨)

    9. 전혀 별개로 보이던 분야의 연결고리가 보임(삶의 원리 터득)

    10. 인생의 뜻을 세우게 됨(삶의 목적이 생김)


    성공의 열쇠=동기부여(277p)


    두개의 페이지에서 서로 다른 문장을 함께 나열한 이유는 읽는 동안 두 가지의 문장이 반대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고민했기 때문이다.

    먼저, 인생성장 10단계를 읽으면서 너무나도 논리적인 Step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의 나는 의식적인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1,2,3번은 게을리 한 채로 5, 10번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일종의 괴리감 또는 경외감마저 느꼈다. 하지만 '1,2,3번의 단계 없이는 5, 10도 없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다.

    그런데 두번째 문장을 읽으며 약간의 반발심이 생겼다.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큰 꿈을 세우면 작은 것들은 따라온다'라는 말들. 참 많이들 한다.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위의 문장과 아래 문장의 프로세스는 서로 반대가 아닌가.

    아직 이 두 문장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사실 1,2,3번을 내가 떳떳하게 해보았다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정도이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이 이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이대로 넘기기보다는 현재의 수준에서라도 어떻게 느끼는 지 정리해보자면, '수직적인 프로세스가 아니라 고리 형태의 프로세스기 때문에 돌고 돈다.' 정도이다.





    참기름 같은 사람(218p)

    1말의 참깨를 죽어라 짜야 소주8병 분량의 참기름이 나온다.

    한 분야에 최소 여섯권의 책을 읽어야겠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지혜의 고소함이 나오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정말 맛깔나는 표현이라 입에 미소마저 돌았다.

    나도 정말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하게 느꼈다. 이 문장은 이 책의 특징을 대표하기도 하는데, '비유'를 참 적절히 사용한 책이다. 나도 평소에 '비유'해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정말 맛깔나게 비유한 문장들이 이 책에는 참 많다. 이러한 표현들은 자칫하면 흔히 MSG라고 표현하는 쓸데 없는 것멑의 표현이 되기가 쉽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맛깔나게 쓰면서도 화려하지만은 않은 묵직한 글을 쓸 것인가 고민했었는데, 그 해답의 실마리를 조금 얻은 것 같다.

    그것은 바로 '표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닌, 전하고 싶은 내용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이다.'

    그 집중은 창의성으로 연결되어서 연관성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연결하여 이렇게 맛깔난 비유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파워포인트 뒤에 숨지마라(291p.)

    중요한 것은 내용을 장악하는 것이다.

    그 상태라면 발표는 자신의 콘서트장이 된다.

    언제 어디서 발표를 해도, 화이트보드 하나만 있어도 멋진 발표를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토요일마다 대외활동을 하는데, 여기서 발표할 일이 상당히 많다. 또한 대학교 실험, 교양수업 등에서도 참 많다. 앞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능력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PPT발표를 많이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본 없이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항상 이 것을 문제삼고, 인지하고 있음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이 문장은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적절한 용기로서 다가왔다. 그 용기는 결연하지 않았고, 진지하지 않았다. 위의 '참기름 비유'같이 미소로 다가왔다. 내용을 장악하고, 마치 콘서트장처럼 신나게 발표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다음주에 또 발표할 일이 있는데, 그 곳에서 대본을 보는 것이 아닌 청중들의 눈을 보고 말하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인생이 비참한 순간들(322p)

    내가 사랑해줄 사람이 없을 때


    나는 오랜 기간 연애와 거리가 멀었다. 그것이야 뭐 상황의 문제일 수도 있고, '아직 23살인데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그것에 대해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냉정하게 말하자면 문제이다.

    위 문장은 내가 '외롭다'라고 말하던 그 감정들이 단지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만 채워져있지는 않았는지 돌이키게 해본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이미 들어보았던 훈계 또는 조언들일 수도 있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프롤로그에

    '자신 말고 주변 사람을 잘 되게 해라. 함께 잘되면 모멘텀이 커져서

    더 큰 성공을 이룬다'

    라는 아주 중요한 말이 나온다.

    이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익숙함에 잔소리로 치부하던 이 책의 문장들을

    다시금 꺼내보아야 할 것이다.

    주변을 성장시키려는 관점에서 보면 이 좋은 말들의 온도를 주변의 사람들에게 전달할 만큼 나는 이 것들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항상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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