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울루 대학 핀란드 교환 학생 일기#4 - 사회 구조, 교육, 복지에 대해서.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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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울루 대학 핀란드 교환 학생 일기#4 - 사회 구조, 교육, 복지에 대해서.
    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핀란드 오울루 대학 교환학생 2019. 1. 15. 06:28


    우리는 핀란드에 대해 참 궁금해하는 것이 많다. 마치 이상적인 원더랜드 같다.

    영어도 잘하고, 교육과 복지도 우수한 나라.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1. 영어를 잘할 수 있는 이유.


    앞선 포스팅에서 말했듯, 핀란드인들은 대게 영어를 잘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잘하느냐? 

    관찰을 통해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유럽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끼리는 영어로 대화를 한다. 아무래도 언어가 비슷하긴 하다. (알파벳 사용, 사고방식 비슷)


    2) 작은 나라다. 인구가 총 500만이다. 핀란드어로 콘텐츠를 제작하면 (드라마, 영화, 음악) 상대적으로 수요가 너무 적다. 장사가 잘 안된다. 그래서 자국어로 만든 콘텐츠가 많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 콘텐츠를 접한다. (자막 작업이 아주 잘 되어 있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상대적으로 배우기 쉬우며 자주 노출되는 것이다. 



    2. 핀란드의 교육


    일단 체제는 6-3-3이다. 

    보통 한 교실에는 20명 정도의 학생이 있다. 대부분의 수업은 참여 유도, 토론, 협동 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교육은 전액 무료이다. 심지어 대학도 말이다. 

    지금은 바뀌고 있지만, 과거에는 고등학교의 성적이 대학의 입시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학의 입학시험만 통과하면 되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절반 정도는 기술을 배우고, 나머지 절반 정도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간다. 이 둘 사이의 크게 위계는 없어 보인다. 그저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한다. 



    3. 핀란드의 복지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경제적으로 독립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1) 대학 등록금이 없다.

    2)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 무려 학습비를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 

    3) 의료서비스도 보험이 된다. 

    4)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도 빌려준다. (PSOAS, 한화 40만 원 내외)


    별로 돈이 필요한 곳이 없다. 심지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혼자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다.



    4. 좋은 교육과 복지가 가능한 이유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교육과 복지가 가능한 것인가? 돈은 하늘에서 굴러 떨어지는가?  


    1) 핀란드는 인구가 500만 뿐이다. 우리나라의 1/10이다. 

    영토는 338,424 ㎢, 우리나라의 3.4배이다. 

    인구밀도가 우리나라의 1/34이다. 한 사람당 아주 넓은 면적이 있고, 지하자원이 많다


    2) 세계 최고의 정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정부 청렴 신뢰도 세계 2위. 

    어디 돈이 낭비될 곳이 없다. 정부에서 세금으로 장난치지 않는다. 정부를 국민이 믿는다. 그리고 그렇기에 국민 역시 세금을 탈세하거나 절세하지 않는다. 


    3) 세율

    그러나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하자원 좀 많고, 아무리 청렴해 뒤로 새는 돈이 없어도 저렇게 많은 복지가 그냥 되지 않는다.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우리나라의 최고세율은 현재 42%이다. 

    핀란드의 최고 세율은 67%이다.

    연봉이 3300€ (4,200만 원) 이 넘으면 세율이 57%이다. 

    좋은 복지와 교육을 위해서 버는 돈의 2/3을 세금으로 낸다. 


    좋은 교육과 복지를 위해 자신의 수입의 2/3을 흔쾌히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정작 나부터 흔쾌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핀란드에서는 대부분 낸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복지를 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5. 신기한 현상.


    세금이 저렇게나 세다 보니 신기한 현상이 생긴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먹고살만하다. 복지가 좋다. 엄청나게 노력해서 돈을 많이 벌면 내가 번 돈의 67%를 세금으로 낸다. 

    그렇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그렇다. 사람들이 굳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벌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야근을 하고, 노력을 해서 승진하고 성공하려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나머지는 쉬고 여행하고 삶을 즐기는 것이다. 


    성공하고, 많은 명예와 부를 통해 이 세상의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내게는 제법 충격적인 생각이다. 



    6. 마치며


    우리나라와 핀란드를 비교하는 글을 정말 많이 보았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그러나 우리나라와 핀란드는 정말 너무나도 많이 다르다. 단순히 평행하게 비교할 수 없다. 

    토끼와 돌고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그냥 서로 다른 생명체이고 각자의 특성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배워야 할 점은 있다. 국가에 대한 신뢰도, 그리고 상호 간의 신뢰도이다. 


    핀란드에서 이렇게 높은 세율이 가능한 것은 국가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다른 곳에 쓰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으니 세금을 낸다. 그리고 이게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 세금을 낸다. 


    또한 서로를 믿는다. 그렇기에 쓸데없이 낭비되는 감시 비용이 적은 것이다. 


    어떻게 우리나라를 "고신뢰" 국가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관찰하는 6개월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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