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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을 찾다가 겸손을 배우다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15. 23:46
무엇을 써야하나.
책상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결국 '글감 사이트'를 검색하기에 이르렀다.
오롯이 나의 일상과 생각에서 글감을 찾았었는데,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쓰는 것 같아서 조금 질린다. 그래서 남들은 무얼 쓰나 궁금해졌다. 좋은 방법으로 독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게으름에 도가 터서 찾아낸 방법이다. '글감 사이트'
스크롤을 내려봐도 썩 마음에드는 것을 찾을 수 없어서 실망하려는데 매력적인 제목이 보였다.
'막막한 당신이 글감을 쉽게 찾는 7가지 팁'(https://brunch.co.kr/@oms1225/97)
오명석 이라는 작가님의 브런치 포스팅이었는데, 읽는 내내 정말 질투날 정도로 매력적인 글이었다. 글의 내용도 알차고, 술술 읽히며, 적절한 사진배치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나도 예전에 비슷한 내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 글과 비교되면서 정말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쓰고 싶었다.
'칫솔을 입에 물고'(https://kshs20.tistory.com/393?category=925371)
도용은 범죄지만 배움은 실력이다. 오명석 작가님의 포스팅을 보고 질투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흡수하고, 분석하여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오늘은 오명석 작가님의 글에서 '글감 찾는 법'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든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7가지 방법에 앞서 0번째 항목을 넣으셨다.0. 글쓰기에 임박해서 글감을 골똘히 생각 마세요.
모니터 앞에서 '글감 사이트'를 검색했던 나의 모습이 들킨 것만 같았다.
작가님은 '글감은 일상생활 속에서 채집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다. 글감의 채집이 없이 모니터 앞에서 글이 나올 확률은 0에 가깝다고 덧붙이셨다.
그동안 채집 없이도 글을 써왔던 나는 0에 가까운 도전을 한걸까. 아니면 글이 아니라 낙서였을지도...
본격적으로, 7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1. 대화 속에 숨어있는 글감들
2. 메모는 또 다른 나의 신체
3. 별일을 '별일'처럼 쓰기
4. 후기를 적어보기
5. Magic if를 사용하기 (만약 해본다면).
6. 단어로부터 글쓰기
7. 지금 생각에서 자유 연상 글쓰기하나 하나 정말 좋은 방법이지만 그 중에 인상 깊고, 공감갔던 항목 3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2. 메모는 또 다른 나의 신체
메모의 중요성은 이전에 글로 작성했듯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낮에 무언가 글감이 떠오르면 아래 사진처럼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기도 한다.그런데 단순히 적고 활용하는 것에서 작가님은 한가지 팁을 더했다.
어떤 글을 쓸지 모르겠을 땐 물어볼 것
메모들을 모으다가 글을 쓸 때가 되어 그것들을 정제하다 보면 막상 다 별로일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다시 막막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 혼자 고민할 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너는 이 후보들 중에서 어떤 글이 제일 읽고 싶어?'라고 물어보라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면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앞으로 나도 잘 활용해보고자 한다.
5. Magic if를 사용하기 (만약 해본다면)
모든 상황에 ~만약에를 적용하여 글을 써보라고 권장하셨다.
· 만약 내가 복권에 당첨된다면?
· 만약 내가 저 사람의 입장이 된다면?
· 만약 내가 인상깊에 읽은 이 글에서 반대 입장을 취한다면 어떤 글을 써볼 수 있을까?
· 만약 코로나가 10년 더 앞당겨서 발생했다면?
이러한 생각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며 같이 졸업했던 것 같은데, 사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유치한 것도 아니고, 뻔하지도 않다. 이러한 주제로 글을 쓴다면 정말 쓰는 동안 재미있을 것 같고, 관련 지식을 찾아보는 것으로 많은 배움이 있을 듯 하다. 소설이나 극본을 쓰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글쓰기를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서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6. 단어로부터 글쓰기
이 방법이 소개되어 놀라기도 했고, 기분이 좋았다. 내가 즐겨 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불과 어제도 '변덕'과 '변심'의 차이가 궁금해서 찾아본 것이 글이 되었고, 평소에 글을 쓸 때 단어의 정확한 뜻을 찾아보고, 알맞게 쓰려고 노력하다보니 단어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는다.
내가 하고 있던 방법을 누군가 '좋은 방법이야, 잘 하고 있어!'라고 응원해주는 듯 해서 기뻤다. 추가적으로, 글쓰기 어플중에 '씀', '시요일' 등에서는 매일 단어를 선정하여 보여준다고 한다. 여기에서 소재를 찾으면 좋은 점은 같은 주제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썼는지 보여준다고 한다.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참 흥미롭다.
내 생각에 갇혀 글을 쓰는 것은 정말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내 안의 재료들로만 아무리 맛있게 요리해봤자 맨날 계란요리만 먹는 격이다.
오명석 작가님의 글을 통해 겸손해지는 시간을 보내며 다시금 독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수없이 많은 훌륭한 작가들의 바다와 같은 생각과 정보들이 책에 담겨 있을 텐데, 그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바다를 흡수하고 싶다.
2월에 애인과 함께 파주 출판단지에 간다. 지지향이라는 곳에 머물며 독서의 흥취를 마음껏 느끼고 와야겠다. 매번 그런 기회를 제안하고, 실행하며 나에게 영감을 주는 애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한다.'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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