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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군것질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14. 00:08
날이 참 좋았는데 어느새 곧 비가 내릴듯 먹구름이 가득하다.
한달동안 매 하루의 끝을 보람되게 해줄거라 생각했던 글쓰기가 어느새 하루의 끝에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언제 이렇게 먹구름이 낀건지.
먹구름의 원인은 많다.
1) 스스로의 글이 마음에 안 들었을수도 있고
2) 낮동안 다른 일들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수도 있고
3) 독서의 부재 때문일수도 있다.
각각
1) 글쓰기에 더 정성을 들여서 정면돌파
2) 주의력과 집중력을 잘 발휘해서 다른 일들 잘 해놓기
3) 자투리시간이라도 활용하여 독서하기
등의 방법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떤 방법을 택했나.
글은 쓰되 고민하는 과정을 많이 생략하고, 검토의 과정을 버리고 있었다. 대충 썼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한달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글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쓰자는 생각보다는 한달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써보자는 것에 초점을 맞추긴 했다. 이전에도 한달 글쓰기를 시도해본 적이 있지만 꾸준하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다르고 싶었다. 하지만 글에 들이는 정성이 희미해지면 도미노처럼 재미도 희미해지고, 꾸준하고자하는 마음도 흔들린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군것질을 했다고 밥을 거르지는 않는다. 군것질로 인해 밥생각이 없어도 식사때가 되면 내게 주어진 한공기를 성실하게 비워낸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글은 그냥 군것질하는 정도로만 썼다. 그렇게만 해도 하루의 끝에서 '아 오늘 글 썼다'고 자위할 수는 있었다. 과자나 과일만 먹어도 아주 허기지지는 않은 것처럼.
이제는 밥을 좀 먹을 필요가 있다. 군것질은 주로 당이나 지방 위주의 것들이 많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담고 있는 군것질은 드물다. 소고기뭇국도 끓이고, 나물도 무치고 영양을 가득 담아서 밥을 좀 해야겠다. 한달 글쓰기를 마치고 나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되도록 영양가 있는 글을 써야겠다.
군것질이 참 끊기 힘들 것이다. 하루의 끝에서 피곤할 때면 대충 때우고 자고 싶을 것이다. 군것질을 끊으려면 삼시세끼를 제때 잘 챙겨먹는 것이 중요하듯 글을 쓰는 시간을 잘 설정해볼 필요가 있다. 화이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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