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의 답답함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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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의 답답함
    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0. 3. 13. 19:39

    언젠가부터 나에게 봄은 알리는 것은 노오란 개나리도, 쫄깃한 도다리회도, 싱그러운 딸기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마스크.
    착용한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그 안은 습기로 눅눅해지고, 벗고 나면 왠지 모를 찝찝한 냄새가 배어 있다. 심지어 안경이나 이어폰을 낀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을 때마다 같이 벗겨져서 발길을 멈추고 그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나는 그 불편함에 꽤 예민해서 초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곤 했다. 이윽고 목이 아파지면 그제서야 투덜거리며 목이 나을 때까지 마스크를 썼지만 말이다.
    이런 내가 요즘엔 마스크를 두개씩 가지고 다닌다.
    하나는 쓰고, 하나는 예비로.
    모두가 알듯이 코로나가 너무 극성이다. 이제 마스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만약 미세먼지처럼 나만 피해를 입는다면 나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마스크를 잘 안쓰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는 나의 귀찮음이 타인에게 공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쓰고 다닌다.

    마스크가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인 가운데,
    이제 논점은 마스크를 쓰냐 마냐에서 어떻게 하면 덜 불편할까로 바뀌었다. 숨쉬기가 좀 더 좋은, 가벼운, 향균성분이 있는, 외관이 우스꽝스럽지 않은 점들이 되겠다.

     

    25년 동안에서 인생에서 느낀 것 중 한가지는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 학습지를 풀 때도, 질서 있게 줄을 설 때도, 다이어트를 할 때도 그랬다. 답답하고 불편하여서 할 지 말지 고민되는 일들이다.

    이러한 상황들에서의 선택은 미세먼지처럼 본인에게만 영향을 주기도 하고, 코로나 사태처럼 타인에게도 불편함을 줄 수 있다.

    결국 최종 선택은 본인에게 있지만 아직 결정을 못했다면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지를 하나의 기준으로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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