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지 않을 자유, [동계올림픽 개막식 총연출가 양정웅 감독]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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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지 않을 자유, [동계올림픽 개막식 총연출가 양정웅 감독]
    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18. 3. 27. 22:50

    얼마전 강연을 듣고 왔습니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총 연출을 맡으셨던 양정웅 감독님의 강연이였습니다.


    한 길을 묵묵히 꾸준히 걸어오신 분의 강연이라,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크게 기억에 남는 점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단점을 장점으로 


    이번 동계올림픽의 연출에는 참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합니다. 알려진대로 예산이 굉장히 적었고, 무엇보다 연극을 연출하는 사람으로서 천장이 없이 뚫려 있는 무대를 구성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연극은 천장이 있는 무대에서 공연을 하기 마련이고, 천장이 없다는 뜻은 예측할 수 없는 날씨의 변수를 안고 가야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 우려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독님께서는 이미 주어저 있는 단점을 어떻게 하면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적은 예산은 고효율의 공연이라는 새로운 찬사를 받게 되었고, 천장이 없는 무대는 주변 경관을 활용하여 더욱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흔히 하는 말인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다"는 것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계신 것을 보니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요즘 바쁘고 할 것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참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니, 이 바쁨은 제가 스스로 원해서 바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순간들은 다 제게 주어진 기회와 경험입니다.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겠습니다. 


    2. 꿈꾸지 않을 권리


    전이 강연은 일방적인 강연자의 강연이 아닌 청중들의 질문으로 이루어지는 강연이였습니다. 제 옆에 앉아 있던 한 고등학생의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친구의 질문은 "꿈꾸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라는 질문이였습니다. 


    제목부터 참 가슴아픈 이 질문의 내용은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 그리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 나아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우리들의 꿈이 되어버린 지금. 감독님의 강연을 들으니 자신도 꿈이라는 것을 꾸고 싶은데, 이제 꿈을 꾸는 것이 무엇이였나 모르겠습니다." 였습니다. 



    참 공감하는 주제이고,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라 어떤 답을 주

    실까 제가 질문을 한 것도 아닌데 제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습니다.


    그에 대한 감독님의 답은 "꿈꾸지 않을 자유" 라는 답이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였습니다. 


     한 사람만이 느끼는 문제라면 개인의 문제이겠지만, 정말 많은 학생들이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사회 system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사회는 거대하기 때문에 바뀌려면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그 와중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위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보자는 맥락을 가져오시며, 꿈이 없는 것의 장점을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꿈이 없으니 여유가 있어!", "꿈이 없으니 언제든지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다!" 등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떻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을 꾸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정말 머리가 뒤집히는 기분 이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마치 모두가 꿈을 꾸어야 할 것 처럼 새로운 압박을 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꿈을 꾸는 것도 좋지만, 꿈을 꾸지 않으면 또 어떠하냐는 질문을 되려 하셨습니다. 


    저는 교육과 꿈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니, 제 꿈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꿈을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큰 goal 이였죠. 그런데 요즘 저도 모르게 학생들에게 꿈을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가슴이 뛰는 꿈을 가져야하고, 그 꿈이 없으면 마치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많이 풍기며 학생들을 밀어붙이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조금 받고 있는 찰나였습니다. 


    그때 마침 감독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에게는 꿈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 또한 있다고 말입니다. 


    제가 세워 놓은 꿈이라는 강력했던 성이 무너졌습니다. 이제 어떤 성을 다시 쌓아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시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제 삶의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그러나 지금 이 성이 무너진 것이 꼭 속상하지 많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성을 어떤 모양으로 어떻게 쌓아야 할까 고민할 앞으로의 나날이 즐겁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꿈을 꾸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있는 것이니까요. 


    by-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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