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버섯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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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ewer'가 되고 싶다.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에세이 2020. 9. 9. 23:13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일상을 보는 너만의 특별한 시야가 확실히 있어" 라는 말을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5년의 시간 속에서 타인과 다른 나만의 독창성을 이끌어내고, 공유하고, 인정받는 경험은 항상 뿌듯했던 경험이었다. 통통 튀기를 좋아하는 것이 꽤나 관종이었다. '관종(관심종자)' 기본적으로 좋은 어감은 아니다. 요즘 시대에는 오히려 관종은 나를 어필하는 좋은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했듯 1)나만의 독창성 2)공유 3)타인의 인정 이 세 가지의 결과로 뿌듯함을 느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중에 내 관심사의 90%정도는 '인정'에 있었다. 1, 2번이 핵심 가치인 사람은 스스로에게서 3번을 채워나간다. 자급자족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3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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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살의 묘미(feat. 닭가슴살)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에세이 2020. 9. 9. 00:17
두자리수는 지겨웠나보다. 나의 체중은 어느새 세자리수를 향해 달아나려고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눈치챈, 어쩌면 알고도 눈 감아주던 나는 얼마전 인바디검사를 통해 99kg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나의 몸무게는 꽤 오랬동안 90kg였는데 순식간에 9kg가 늘어나버린 것이 믿기지 않았다. 100에서 1 모자란 99라는 숫자는 스스로에게 꽤나 충격이었나보다. 한창 운동할 때도 하지 않던 식단관리를 시작하기로 했다. 가장 만만해 보이는 닭가슴살. 단백질 함량은 100g 당 31g정도 되고, 가격도 1kg에 5,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몸 좀 만든다는 사람들이 저마다 각자의 도시락통에 가져다니면서 먹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기에 으레 '닭가슴살을 먹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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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미 원아웃이야~!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8. 21:59
"너 이미 원 스트라이크야!" 내겐 소중한 친구하나가 있다. 고등학교 때 부터 지금까지 꽤 오랜시간 동안 자주 옆에서 보면서 자라온 소중한 친구다. 이 친구는 집이 경제적으로 조금 어렵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 때 당시에는 그 친구를 위해서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나를 위해서였다. 나는 옆에서 친구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 나는 친구와 어떤 하나의 일을 하고 싶었다. 그 친구와 함께 일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내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내가 했던 소리 라고는 "너 이미 원 스트라이크야" 였다. 내 딴에는 장난이라고 했던 말이었다. 그러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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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지금 행복하니?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7. 20:54
"너는 지금 행복하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화 중 기억에 남는 말이다.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나온 질문이다. 항상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부픈 가슴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당시 꿈은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이었다. 치열하게 고민했다. 많이 읽고, 멘토링을 했다. 그러나 정작 나를 위해 보내는 시간은 많이 없었다. 그 때 어머니와의 대화 중 어머니가 위와 같은 질문을 했다. 나는 꽤 오랜 시간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든, 지금이 어떤 상황이든 나 스스로에게 가끔 한번 던져봐야만 하는 질문이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 만약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한다면, 지금 다시한번 나의 삶을 되돌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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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약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5. 23:28
수술 이후 꽤 오랫동안 안약을 넣고 있다. 아침 6시, 낮12시, 저녁 6시, 밤 12시 하루에 4번 꼬박꼬박 넣어야 한다. 눈이 더 아프지 않으라고 안약을 넣는 것인데, 안약을 넣으면 참 아프다. 눈에 비눗물이나 샴푸가 들어가면 아주 쓰라리듯 아프다. 그런 느낌이 온 눈 안 전체에서 느껴진다. 샴푸통에서 눈이 구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어떨 때 보면 나중에 덜 아프기 위해서 지금 순간적으로 더 아픈 것을 감수하는 것도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픈게 조금은 덜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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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것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4. 20:57
인간은 단순한 생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있다. 인간은 생존하고,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는 것 외에도 인생에 가치를 부여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부여할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가치다. 이 행복에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미각',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다. 미각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조금 특이하다. 다른 감각들인 시각, 청각, 촉각등을 생각해 보면 그 감각이 없으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상당히 많은 불편함을 끼치고, 심지어 상대적으로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각과 후각, 그중에서도 미각은 조금 다르다. 미각은 없다고 해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인생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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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3. 22:36
핀란드에 있을 때 참 많이 해먹었다. 매일 영어를 쓰고, 파스타를 먹으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 asian market을 찾아가 두부와 된장을 사서 된장찌개를 먹곤 했다. 먼저 한국에서 먼길 날아오신 전기밥솥 님에 쌀을 넣어 밥을 한다. 밥이 되는 동안 파, 양파, 버섯을 썰어 된장과 함께 넣고 끌인다. 다 끓을 때 쯤 두부를 넣어준다. 쌀이 맛있는 밥으로 변하며 고소한 냄새가 난다. 된장이 끓을 때면 한국이 생각나는, 부모님과 함께 먹곤 했던 된장찌개의 냄새가 떠오른다. 오감 중 후각이 기억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은 사람들도, 자신에게 특별한 냄새를 맡으면 그 냄새와 연관되어 있는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고 한다. 된장찌개가 내겐 그런 음식이었다. 언제나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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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 21:58
쏴아아아아 타다다닥 토도독. 빗소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리.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이자, 들을 때 가장 안정되는 소리. 장마철 내내 들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었던 소리다. 하지만 이번 여름, 더 특별히 많이 들었다. 이번 여름, 망막 박리로 눈 수술을 했다. 눈에서 물방울이 보여 '이것은 무언가 확실히 잘못 되었다'고 느끼며 병원을 찾아갈 때도 비가 왔었다. 집에서부터 짧은 거리를 걸어가며 들었던 우산을 때리던 토도도독 빗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의사에게 '아주 심각한 병이에요 당장 응급실 가셔서 바로 수술하셔야 해요'라는 말을 듣고 병원의 응급실로 향할 때도 비가 왔었다. 유난히 빗소리가 더 많이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 수술이 끝나고 1주일 내내 엎드려 지내는 상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