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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2. 1. 1. 23:21

     

     

      새해다.

     

      '고생했어' 보다는 '잘 좀 하지' 라는 마음이 더 드는 연말이었다. 낯설지 않은 감정이었지만 그래도 스터디카페를 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이면 괜스레 울적해졌다.

      TV 속 시상식 끝무렵에 신동엽씨의 재치있는 진행과 함께 우리가족은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했다. 사실 그거 뭣하러 하냐고 세안이나 하러 화장실에 들어가려 했으나 어머니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셋, 둘, 하나, 우리가족 화이팅!!!!"

      어머니 아버지와 손을 마주잡고 있다가 위로 들어올렸다. 아버지는 머쓱한듯 껄껄 웃으셨고, 나는 얼른 세안을 하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괜히 눈시울이 붉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취준생이라는게 참 쉽지는 않다. 벌써 꽤 오랜 기간을 취준생으로 지낸다. 그러다보니 사고의 과정이 부정적으로 흐르기 쉬운 불안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새해다.

     

      그저 하루가 지나가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나만 손해다. 비록 어제까진, 작년까진 그러지 못했더라도 희미해져가는 것들을 또렷이 하기에, 낡은 것들을 새롭게 하기에, 권태로운것들을 설레게 하기에

      이 얼마나 좋은 '구실'인가. 새해.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중간중간 지칠 때 흔히 찾게되는 것이 동기부여인데, 오늘만큼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하는 동기부여다. 새해.

     

      사람구실이라는 표현은 좀 폭력적이고, 어른'구실'을 시작할 수 있는 올 한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제목은 '구실구실'이다. 위트.

     


      올 한해를 잘 살기로 하는 첫 단추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쓰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친구가 손을 내밀었다. 어머니가 새해 카운트다운 하자고 손을 내밀었듯 나에겐 고마운 손길들이 있다. 그 손들의 유한함과 소중함을 생각하고 꼬옥 잡아야겠다. 나아가서 손을 내밀 수 있는 여유로움도 갖추고 싶다.

     

      글쓰기는 한달동안 꾸준히 쓰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한다. 그것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생길 것 같다.

      오늘 글에서 '구실'의 두가지 뜻을 이용했듯이 말장난같은 재미있는 글.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하고싶은 말을 담아내는 스타일의 글쓰기를 좋아한다. 또한 먹는 것을 솔찬히 좋아하는 식도락가라서 음식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좋아한다.

     

      한달동안의 글쓰기가 스스로에게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사랑한다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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