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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말해줘서 고마워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글쓰기 2020. 10. 13. 23:46
힘들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김성호
쉽지 않았을 거다
꾸역꾸역 삼켜낸 하루의 힘듦을
입 밖으로 다시 토해내는 것
썩기보단 곪아버린
토사물의 모습에
나도 처음에는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너는
부끄러움보다
힘듦이 더 무거웠나보다
오늘도 기꺼이
힘들다고 말해주는 너의 용기에
그제서야 네가 보인다
마음 같아선
너의 토사물에 귀를 기울이고
너의 토사물에 손을 담그고
너의 토사물에서 헤엄이라도 치고 싶지만
그저 등 두드려 주고
다 게워내면
따뜻한 물 한잔 떠다줄게
힘들다고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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