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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바른 마음 , 서로 다른 도덕적 매트릭스를 가지고 있는 진보와 보수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책 리뷰 2018. 3. 6. 21:41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이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 준다. 살면서 나의 사고방식으로는 참 이해하기 힘든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때 나의 도덕 메트릭스 안에서 생각을 하고 대화를 하려 애쓰면 당연히 대화는 겉돌고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은 없었다.이 상황 속 세계의 석학이라는 조너선 하이트가 하는 말은 참 단순하다. ‘직관이 먼저고 이성적 추론은 그 다음이다.’ 그러니 먼저 친해지고 인간적 유대를 쌓고 그 사람의 방식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라. 논리보다 직관을 강조하는 이 이야기는 근거도 너무 확실하고 많은 성찰을 담고 있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선 머리보다는 역시 가슴을 울려야 한다.
나는 종교적 우파(기독교인) 완강한 보수주의 사람들을 이해하기 참 어려웠다. 그들을 내가 가진 사고의 틀 안에서 이해하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무언가를 보고 사고하는 판단의 기준 자체가 나와 다르다. 보수주의자 들은 배려, 공평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을 모두 엇비슷하게 중요시 하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배려와 공평성을 나머지 세 기반 보다 더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같은 사건을 보아도 관점이 아주 다른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나처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어한다. 물론 그 ‘좋은 사회’ 란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내 견해가 틀리지 않은 것처럼 그들의 견해도 틀리지 않았다.
▲ 2011년, 13만 2천여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도덕성 기반 설문(Moral Foundations Questionnaire) 결과
ⓒ 웅진지식하우스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이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어떤 개념보다도 우선순위로 놓고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아픈 사람을 돕는 것’, ‘조직에 대한 충성’ 등 다양한 가치가 그 가치보다 더 높은 순위에 있을 수 있다. 그러니 그런 가치관에 따라 행동 했다면 그 행동도 옳은 행동이다. 이제는 내 기준과 맞지 않는 사람에 대해 강하게 질책하는 일을 자제할 것이다. 나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가장 내 관점을 많이 변화 시킨 파트는 ‘권위’라는 항목이다. 나는 항상 탈권위를 외쳤고 권위를 가진 수직적 문화는 타파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권위도 어떤 사람에게는 자유, 배려와 같은 정도의 도덕적 가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또한 그 권위에 대한 충성이 인간에게 상대적으로 쉽게 행복과 소속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보수적인 사람은 마치 변화에 느리고 고리타분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도 이 사회에 꼭 필요한 하나의 축이며 행복감을 느끼기엔 진보적 성향보다 더 쉽다고 한다. 그렇기에 보수의 주장을 진정으로 이해하며 공감해야 내가 목표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
인간은 이기적일 때도, 이집단적일 때도 있다. 이집단적인 경우 외부집단에 베타적일 수 있으나 내부집단에게 포커스를 둔다면 그 내부 집단에게도 큰 이익을 주고 개인에게도 큰 행복감을 준다. 그러나 그런 이집단적 성향이 너무 부각되면 다른 집단과의 경쟁 끝에 폭력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이 이집단성을 어떻게 조절 할 수 있는가가 참 흥미로운 쟁점이다. 또한 만약 전 인류를 한 보트에 태우고 그 보트에 탄 개인이 이 집단성을 발휘하여 공헌감과 행복감을 같이 느낄 수 있다면 참 이상적일 것이다. 다만 이집단 성향은 통상적으로 다른 집단과의 경쟁을 가정할 때 생기는 것이다. 진정으로 모두를 아우르는 방향이라는 것이 가능한지,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도덕적 자본(moral capitalism)이 인상 깊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ism)에 연장선으로 나온 개념으로 그 사회 안에 있는 서로간의 신뢰가 많은 자본을 절약하므로 그 자체가 가치가 있는 자본이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도덕적으로도 서로 가지고 있는 공통의 규범 자체가 그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그런데 진보주의자들은 가끔 하나의 부족한 자본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체 자본을 감소시키는 실수를 하곤 한다. 생각보다 질서와 안정성에는 큰 가치가 들어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하며 변화를 모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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