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왕초보가 영어 회화를 공부하는 방법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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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왕초보가 영어 회화를 공부하는 방법
    열정버섯 (도,度)의 농장/일상 2022. 9. 2. 13:10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한 지 시간이 좀 됐다. 나처럼 말주변이 없는 사람에겐 회화 공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애초에 한국어로도 대화하는 것이 어려운데 영어로 말을 하라는 것은 고문과도 같은 일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대체 내 발음은 왜 이리도 딱딱한 것인가. 우스갯소리로 무수하게 자신을 깍아내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생각보다 오래 회화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공부 방법엔 왕도가 없고 지금 하고 있는 방법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어'와 같은 공부는 매일매일 지속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는 것보다 중요하다. 1%의 천재들을 제외하곤 절대적인 시간 투자가 매우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뻔한 얘기이지만 몇 가지 습관과 방식을 통해 나처럼 영어도,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 꾸준하게 회화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1. 목표 설정

     

    일단 내가 왜 영어를 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남들이 다 하니까, 영어는 해야 하는 거니까, 먹고 살기 위해서 같은 뻔한 얘기는 목표 설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확실한 언어들보다 더 확실하고 직접적인 목표가 필요했다. 나는 내년 최소 1년 정도 외국에서 일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 어떤 회사에서 일해볼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워홀과 같은 일 경험, 생활 경험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외국인과 영어를 술술 잘하는 사람들이 멋있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공부하기 위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2. 함께 하기

    출처 : 안건,2022/7/7,https://brunch.co.kr/@geonahn/336

    위 링크는 원하는 습관을 만들고자 할 때 함께 하면 좋은 5가지 이유를 설명하는 브런치 글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했을 때 공부하기 좋은 것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다. 글을 인용해보자면 "혼자만의 약속보다 다른 사람과 한 약속을 더 잘 지키게 된다. (중략). 훨씬 더 큰 책임감이 생긴다. 자연스레 내 삶에서 우선순위가 올라간다. 하루에 낭비할 시간을 모아 내가 원하는 글쓰기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면 분명 더 견고한 습관이 될 것이다."

     

    목표 설정을 완벽하게 했더라도 공부는 공부다. 매일매일 공부하지만 드문드문하기 싫은 날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에 스스로 책임감을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회화 공부의 특성상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공부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에브리타임과 같은 커뮤니티 공간에서 회화 스터디를 모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 없다면 내가 글을 올려 사람을 모집해도 된다. 나는 시간 조건이 대부분 맞지 않아 내가 글을 써서 사람을 모집했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회화 스터디에 관심을 가지고 연락했었다. 지금은 뒹굴리쉬라는 전국 단위 영어 회화 동아리에 가입해 나와 비슷한 관심사, 영어 실력을 가진 사람을 매칭 받아 회화 스터디를 하고 있다.

     

    언젠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 A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A를 하기 위해 B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 영어 공부(A)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영어 공부(A)를 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약속(B)를 잡아 버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나를 강제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두었다.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참 간사한 사람이라 혼자만의 약속은 잘 지키지 못하는 편이다.  비교적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잘 지킨다. 그렇게 정해진 날짜에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낯을 가린다고 함께 하기를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 시간적으로 얻는 것이 훨씬 많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만나서 회화 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생각보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으면 할만하다. 

     

    함께 할 때 한 가지 작은 팁으로 나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좋다. 열심히 하는 사람과 함께 했을 때 더 큰 책임감과 동기부여까지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나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이 깨닫지 않게 해야 한다. 

     

     

    3. 시간 정하기

     

    우리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월, 화, 목, 금 저녁 9시에 만나 스터디를 한다. 시간을 바꾸진 말자고 했다. 시간을 임의로 바꾸는 일이 종종 생기면 상대에게 기프티콘을 선물하기로 했다. 원하는 목표를 위해 우선순위를 올렸다. 그리고 매일 같은 시간에 해야 습관이 된다.

     

     

    4. 공부 방식

     

    나와 함께하는 대전 사는 25세 대학생 이모씨는 나보다 말이 적다. 처음엔 회화 공부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랐다. 이분도 회화 공부가 처음이고 나도 회화 공부가 처음이었다. 뒹굴리쉬에 가입하기 전에 관심사와 영어 실력을 조사하긴 했고 비슷한 관심사와 실력을 갖추신 분을 만나긴 했지만 나는 관심사에 대해 그렇게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고 한국어로도 안하는데 영어로 뭔가 수다를 떤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분 역시 그랬다. 처음 제공해준 아이스 브레이크 질문지도 3일 만에 다 써버리고 할 말이 없어지자 공부하는 시간보다 침묵의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그래서 책을 활용해보자 제안했다. 서점에는 다양한 영어 회화책이 있는데 대화 스크립트가 많은 책을 골랐다.

     

    - 1. 한국어버전 대화 스크립트를 보고 역할을 정해 영작해서 대화한다.

    영어 회화의 결정적 패턴들, 룩룩잉글리쉬, 사람in, 130p

    회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영작이라고 생각했다. 미국 드라마나 영국 드라마, 해외 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것이나 그것을 따라 해보는 것보다 한국어를 영어로 전환해보는 시도가 영어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은 잘 몰라도 나의 언어로 대화 스크립트를 영어로 번역해서 대화해본다. 오른쪽에 영어 번역본을 봐선 안 된다.

     

    - 2. 영어 버전 대화 스크립트를 확인한다. 그리고 탄복한다. 이런 표현이었다니!

    영어 회화의 결정적 패턴들, 룩룩잉글리쉬, 사람in, 131p

    모르는 표현이 대부분이다. 가끔씩은 익숙한 영어 표현들이 보인다. 이 쉬운 것도 몰랐다니! 썩은 영어 실력에 감탄을 뒤로 하고 아까 맡았던 역할대로 영어 대화를 번갈아가며 따라 읽어본다. 이때 최대한 외국인처럼 혀를 왕창 굴려가며 읽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아까 이 표현을 어떻게 말했었는지 생각한다. 내가 아주 잘못된 표현을 하고 있었다면 체크한다. 나중에 또 봐야 하니까.

     

    - 3. 원어민의 대화를 듣는다.

    책 위쪽에 QR코드를 찍으면 원어민이 녹음한 것을 들을 수 있다. 그것을 들으며 실제로 어떻게 발음했는지 듣고 어디서 끊고 호흡하는지 어디서 억양이 올라가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속도에 맞게 따라 읽어본다. 

     

    -4. 다시 읽는다.

    방금 들었던 원어민의 녹음을 기억하며 다시 읽어본다. 그 사람들처럼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지만 역시 쉽지 않다. 살짝 나의 발음에 자괴감에 빠져도 어찌저찌 읽으면 공부 한 사이클이 완성된다.

     

    우리는 이렇게 하루에 두 개의 대화 스크립트를 공부한다. 다음 날 만나면 두 개의 스크립트를 복습한다. 복습할 땐 영작하기와 원어민 대화 듣기만 한다. 2주일이 지나면 각자 2주전에 했던 대화 스크립트를 복습한다. 그렇게 총 6개의 짧은 대화 스크립트를 공부한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5. 격려

     

    우리는 영어를 끔찍하게 못 하지만 서로를 많이 격려한다.

    - Well done!

    - Good work!

    - Thank you for your effort!

    대화 중간중간 그리고 활동을 마칠 때 하는 말이다. 당연하지만 격려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그리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다. 

     


    쓰고 나니 참으로 당연한 것들밖에 없다. 그래도 이것을 글로 적어보고 인식하고 공부하는 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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