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어렵지 않아요~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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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은 어렵지 않아요~
    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26. 16:46

    1. 작가님이 채식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생각하신 건 언제부터이신가요?

     

    춘천에서 자랐던 나는 살면서 자연을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기억하는 순간부터 아파트에 살았고, 자연은 그냥 주변에 존재하는 것일 뿐 특별히 교감하거나 감사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서울에서 생활을 했고, 3~4년 전부터 서울에서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은 제법 특별한 일이 되었다. 기분이 좋은 날도 뿌연 하늘을 보면 기분이 나빠지곤 했다. 특히 기관지가 예민하기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 밖에 나가면 금세 목이 아픈 것이 느껴졌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깨끗한 공기를 잃고 나서 환경과 자연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핀란드에 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사함은 자연이다. 밖에 나갈 때마다 나를 맞이해 주는 상쾌한 공기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나 혼자만의 감상이 아니고, 많은 핀란드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름다운 자연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연을 당연하게 여기며 수동적으로 누리는데서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보존하는 노력을 했다. 당연히 지속가능 한 개발은 교육과 사회 모두에서 큰 화두다.      

     

    핀란드에서 생활을 하면서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인 친구들이 주변에 정말 많았다. 물론 한국에도 채식을 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었다. 대부분 알레르기 혹은 건강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내게 특별한 영감을 주거나 함께 참여하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핀란드에서는 어느 모임에 가도 채식을 하는 친구가 한 명씩은 있었다. 룸메이트가 채식을 하는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마침 교육학 수업시간에는 채식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련한 토론까지 할 기회가 있었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했지만, 주된 이유는 역시 지속가능성의 관점이었다. 한국의 미세먼지와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극적으로 체험하고 있을 때였고,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핀란드에서는 특히 개인이 집단을 이룬다는 사고방식이 강하다. 집단 속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 개인이 함께 모여 집단을 만든다. 그렇기에 한 개인의 행동, 윤리적, 도의적 책임의식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개인의 행동이 쌓여서, 그리고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한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에게 영향을 받고, 아름다운 자연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채식을 시작하게 되어 1년째 채식을 하고 있다. 

     

    2. 채식은 무엇인가? 

     

    채식에는 정말 다양한 등급이 있다. 아래에 보며 알 수 있듯이, 동물이 들어간 음식은 모두 먹지 않는 비건, 그리고 유제품까지는 먹는 락토베지테리언, 계란과 생선은 먹고 육류만 먹지 않는 pescatarain. 1주일에 한번 정도씩 치팅데이를 가지는 플렉시테리언까지.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단계를 선택할 수 있다. 

     

    나같은 경우 굳이 꼽자면 원래는 pescatarian이었고,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는 아주 가끔 고기를 먹으니 Flexitarian에 가깝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꼭 무작정 모든 고기를 다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그 단계를 능동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3. 채식은 기후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채식을 한다고 하면 왜 그 맛있는 고기를 안 먹어?라는 질문의 맹공을 받는다. 개인을 쉽게 놔두지 않는다. 반드시 모두를 설득할만한 이유가 있어야만 하는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채식을 하려는 이유는 주로 에너지 측면의 이유다.     

     

    채식을 하는 이유를 가장 잘 소개해주는 다큐멘터리는 <cowspiracy>라는 다큐멘터리다. Netflix, Amazon을 통해서 관람할 수 있고, 해당 웹사이트에서 유료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https://www.cowspiracy.com/

     

     

    요즘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지속 가능성, sustinaibility을 생각한다. 나 역시 현재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지속가능성이다. 당장 대한민국에서는 미세먼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구가 고생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내 후세에게 지금 보다는 괜찮은 지구를 물려주고 싶다.     

     

    육식을 줄이는 것은 환경에 좋다. 이것은 크게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엔트로피 법칙(열역학 제2법칙)을 생각하면 된다. 더 많은 과정을 거칠수록 에너지는 손실된다. 한 번의 단계를 거칠 때마다 그만큼의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이다. 식물을 기르고, 그 식물을 다시 동물에게 먹인 다음, 동물을 다시 가공하여 먹는 과정은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그 과정 속에서 손실된다.     

     

    더 쉽게 설명해보자. <총, 균, 쇠>의 사례이다. 사자가 가축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식성 때문이다. 같은 450kg의 고기를 얻기 위해서 소는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4,500kg의 옥수수를 먹는다. 그러나 사자는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소 10마리를 먹는다. 즉 45,000kg의 옥수수가 필요하다. 똑같이 성장하기 위해서 채식을 할 때에 비해 육식을 하면 10배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숫자로 보면 조금 더 와 닿는다. 그 구체적인 숫자가 아래에 나와 있다.

         

    1개의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660 갤론, 2500l의 물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가축을 기르기 위해서 사용하는 물의 양은 전체 주거를 위해 사용하는 물의 양의 11배에 해당한다.
    2,500 마리의 소가 만드는 쓰레기는 411,000명의 사람이 만드는 쓰레기와 양이 같다.
    1마리의 소가 165명의 쓰레기를 만든다. 
    육식을 하는 사람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땅의 넓이는 비건이 필요로 하는 땅의 18배에 해당한다. 

        

    어떤 선택을 할 때에 있어 항상 그 선택으로 오는 장점도 생각해야 하지만, 그 선택에 따른 비용도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 만약 채식을 하는 것에 있어 내가 지구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정도에 비해 그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면 아마 쉽게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육식을 줄이는 것의 공헌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떠나 핀란드에서 채식을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사실 채식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핀란드에서는 너무 쉽다. 그냥 요리를 할 때에는 대체식품, 콩, 버섯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밖에 나가 음식을 먹을 때는 어디에서나 준비되어 있는 채식메뉴를 고르면 된다.     

     

    학식에는 언제나 채식메뉴가 있다. 그냥 고기 대신 채식 메뉴를 담으면 그만이다. 나는 조금이라도 세상에 공헌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했다. 채식은 그 어떤 것보다 쉬웠다.      

     

    그리고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처음 학교에서는 언제나 베지테리언 메뉴를 먹는다고 이야기했을 때, 모든 친구들은 너무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응원해 줬다. 룸메이트는 내가 채식을 시작한다고 한 다음부터 매일 같이 오늘은 어땠냐고 물었고, 점점 익숙해질 것이라고 파이팅을 해주었었다.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어떤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핀란드의 옆나라 스웨덴에서는 특이한 여자소녀가 있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가라는 학교는 안 가고 길바닥에 앉아서 이상한 푯말을 들고 있는 15살의 한 소녀가 있다. 한국이었으면 크게 경을 칠 일이다. 수능 준비나 해야지 하라는 야자는 안 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를 빼먹고 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해!

    라는 부모님, 선생님 및 기타 어른들의 외침이 벌써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소녀, 참 꾸준하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물어보기 시작한다. "왜 학교를 빼먹고 나와 있는 거야?" 팻말을 보니 기후를 위함이다. 사람들은 이 소녀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면서 왜 아무도 이 문제를 제1순위로 삼지 않는가? 

     

    친구들이 이 소녀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고, 운동에 동참하다. 좋은 핑계로 학교를 안 가도 된다니 참여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처음에 학교 선생님들과 어른들은 당연히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땡땡이치는데 좋아할 선생님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이 숫자가 점점 증가한다.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이 움직임은 절대 소수의 공부하기 싫은 철없는 청소년들의 움직임이 아니다.

    schoostrike for climate(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의 리더, Greta Thunberg

    Greta Thunberg,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은 민망할 정도이지만, 생각보다 한국에는 아직 이 움직임과 그녀의 스토리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만 17세가 된 2003년 생의 그녀는 무려 2019,2020 노벨 평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한 명이다. 그로 인해 트위터로 정치하시는 트럼프의 트윗 이후 서로 설전을 주고받았다. 

    당시 16세였던 Greta를 미국의 대통령이 공격하는 트윗, 그에 대한 Greta의 답변. 이미 큰 움직임의 한 대표로 성장하고 있던 그레타. 트럼프의 트윗이 역설적으로 그녀가 얼마나 현재 중요한 위치에 올라서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되었다. 

     

    현재 그녀가 이끄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choolstrike for climate)에는 수백만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2019년 9월, 미래를 위한 국제 주간 (Global week for futrue)에는 각각 9월 20일 약 4백만 명, 9월 27일 2백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않고 시위에 참가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시작한 채식이고, 이미 습관화되어 있는 식습관이라 한국에 와서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

     

    4. 오늘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추천 해주신다면요?

     

    일단 한끼만 고기없이 식사를 해보는 것 이다. 그것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채식의 빈도를 늘려보는 것 이다. 무엇이든 가볍게 시작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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