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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 제임스 도티생각버섯 (성, 星) 의 농장/서평 2019. 3. 3. 20:47
원래 독서와 거리가 멀었던 본인에게 같은 책을 연달아 두 번 읽는 신기한 경험이 일어났다. 같은 책이지만 이 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던 부분에서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것과 역시나 감명 깊은 부분이 재차 감동을 주어 그 구절이 완전히 머리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 (마치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아 명장면의 대사를 완벽히 외우 듯)이 좋았다.
책의 많은 부분이 감명 깊었지만 그 중 하나의 일화를 기록하고자 한다.
“제가 위원회와 면접 일정을 잡을 때까지는 여기서 나가지 않겠습니다.”
나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렇게 말하면서 그 비서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글의 주인공인 도티는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가 확실한 학생이었지만, 주위의 여러 환경들로 인해 의대에 합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학점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의대에 진학하기 위한 심사를 하는 예과 위원회와의 면접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면접 일정을 잡아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 때 도티가 면접일정을 잡아주는 담당 비서에게 한 말이 위에 적은 말이다. 책을 읽다 본인의 과거가 생각나면서 크게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군복무 당시 휴가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할 목적으로, 부대복귀 당일 오전부터 6시간 정도 일을 하는 분양사무소에서의 단기아르바이트를 미리 잡았다. 하지만 휴가를 나와 막상 그 분양 사무소를 찾아 갔더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당시 휴대폰이 없었던 본인으로써는 달리 방법이 없어 일단 무작정 기다렸지만 결국 아무도 오지 않았다. 통신비라도 아끼고자 휴대폰을 쓰지 않을 만큼 돈이 급했던 본인으로써는 참 난감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분양 사무소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돈을 벌어서 복귀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해서 내린 결론은 근처 아무 상가나 찾아가서 일용직을 구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복귀를 앞두고 시간이 얼마 없는 본인 상황에 가장 적합한 아르바이트는 세시간 정도 전단지를 돌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용실, 화장품 가게, 핸드폰 가게, 과일 가게, 음식점 등 눈에 보이는 모든 상가에 들어가 지금 바로 전단지 홍보를 할 수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거절 당하기 일쑤였고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뛰어다니다가 결론적으로 모델하우스에서 일거리를 주겠다고 하였다. 조그만 분양 전단지를 돌리는 일과 모델하우스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두 시간 반 동안 하였고, 그렇게 집착하던 돈을 결국은 벌었다. 일을 마치고 모델하우스 담당자가 현금을 봉투에 담아서 주며, 처음 본인이 모델하우스에 들어와서 대뜸 돈을 벌겠다고 하는 게 당황스러웠지만 본인의 눈빛에서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아들 같은 청년이 고생도 많고 열심히 사는 모습에 감동해서 시급을 많이 쳐 줬다는 말을 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신하고 나와 봉투를 확인해보니 안에는 만 원짜리 5장이 들어있었다.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가끔은 미친 사람처럼 갈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가 있겠다는 것을 느꼈다.물론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대다수의 경우에 올바른 해결책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절실함을 기반으로 무모한 시도들을 하는 것에서 성취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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