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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한 게임- 인생이 불공평하게 느껴질 때생각버섯 (성, 星) 의 농장/생각 2018. 12. 8. 18:48
이 생각은 "졸업선물 / 신영준 저" 라는 책을 읽고 하게 된 생각임을 알리며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1. 불공평한 인생
본인은 “인생이 불공평하다” 라는 사실에 있어서 상당히 분노하고, 좌절하는 삶을 살았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삶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상당히 큰 격차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그 격차를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었다.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자수성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을 인용해서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표현을 쓸까 생각했었다. 개인적으로 대학교에 입학하고 그 격차를 크게 느꼈던 (당시엔 진심으로 격노하고 크게 좌절했던) 부분이 있다.
누구는 부모님께서 자취방을 전세로 구해주셔서 깔끔한 집에서 집세 걱정도 없고, 생활비도 용돈을 받아가면서 아르바이트 없이 공부하는 반면 누구는 부모님으로부터의 경제적인 지원 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가며 아르바이트 해서 번 푼돈으로 보증금, 월세, 기숙사비, 생활비까지 부담스러운 금액을 어깨에 얹고 공부하는 게 이 불공평한 세상이라는 것에 푸념하고 한탄하는 삶이었다. 실제로 본인이 대학교 1학년일때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위해서 잠을 줄여가면서 24시간 카페 야간 근무를 하고, 주말에 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찾아 다니면서 ‘용돈 받으면서 이 시간에 공부했으면 더 높은 학업 성취도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2. 불공평하다. 그러나 기회가 없진 않다.
하지만 “졸업선물_신영준 저” 에서는 이 부분을 상당히 성숙한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불공평한 인생이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부분이었다. 생각해보면 모든 환경이 동일한 상태로 시작하는 사람은 있을 수 없고, 환경적∙유전적으로 각자 다르게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후에 진행되는 인생을 포커 게임으로 비유하였는데 포커의 진행방식과 룰을 모르는 본인은 포커 대신에 섯다로 비유해서 기록하고자 한다.
여러 사람이 섯다를 치는데 누구는 2장, 누구는 5장, 누구는 10장의 패를 가지고 섯다를 치는 상황이 각자 다른 시작점에서 인생을 시작한다는 상황에 적절한 비유이다. 가지고 있는 패 중 족보 상 더 높은 2장의 조합을 내면 승리하는 것이 섯다의 룰이기 때문에 당연히 10장을 들고 있는 사람이 높은 조합을 가지고 있을, 즉 승리할 확률이 크다. 하지만 앞 문장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바로 확률이다. 10장 들고 있는 사람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승리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게임을 포기하고 판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패는 계속 돌아갈 것이고, 언젠가는 2장을 든 사람도 10장을 든 사람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2장을 들고 10장 든 사람을 이기고 싶다면 자꾸 죽으면서 좋은 패가 들어올 때까지 버티는 방법뿐이다. 죽고 또 죽으면서 버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끈질기게 버티다 보면 분명히 언젠가 38광땡이 들어오는 순간이, 즉 기회가 반드시 온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은 좋은 패가 들어 왔을 때도 흥분해서 섣불리 높은 금액을 배팅하면 상대방이 내 패가 좋은 것을 눈치채고 빨리 죽어서 판 돈을 얼마 못 가져 간다. 따라서 기회가 왔을 때 냉철하고 침착하게 기회를 살리면 10장을 든 사람을 한 방에 이길 수 있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너무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기에 더 충격적이었다. 불평만 하고 게임을 포기한 사람은 멋없게 지는 것이다. 하지만 끈질기게 버티다가 2장으로 10장을 이기는 사람은 정말 멋있는 승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서 언급한 용이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고 불가능한 존재라고 생각이 들다가 이제는 너무도 멋있고 굉장히 근사한 존재로 느껴졌다.
여태까지는 멋없게 졌지만, 앞으로 끈질기게 죽으면서 멋지게 이길 기회를 노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강렬하게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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