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태어나 처음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한다.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본 적이 별로 없는 본인에게 참 어렵고도, 의미 있는 날이 아닐까 싶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처음’ 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꽂혔다.

처음. 처음이란 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었다. 접두어 첫을 붙이는 단어들이 꽤나 많을 만큼 처음이라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기임에는 틀림없지만, 막상 어떤 의미인지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그냥 흘려 보냈던 처음이 많은 것 같다. 우선 우리가 흔하게 처음을 붙이는 단어들을 무작정 나열했다.

첫눈, 첫날, 첫인상, 첫째, 첫걸음, 첫마디, 첫사랑, 첫술.

늘어 놓은 단어들을 살펴보면서, 몇몇 단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성격들과 그 성격이 가지는 의미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첫째로, 처음은 대체로 서툴다. 어떤 일을 처음 했을 때의 결과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말하자면 첫날부터 능숙하게 잘할 수는 없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굳이 성공과 실패 중 하나를 고르자면 처음은 대부분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처음을 비롯해 실패한 경험들이 쌓이면, 나중에 성공한 상황에서 느끼는 성취감을 더 극대화 시켜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처음과 달리 점점 성공에 가까워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도 그 일에 대해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째로, 처음은 가장 순수하게 열정이 넘치는 시기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가장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일에 대해 순수한 열정이 끓어 넘치는 시기이다. 우리가 첫눈을 직접 맞고 싶어하는 이유도, 첫걸음은 어느 때보다 힘차게 내딛는 이유도 다 새롭게 등장한 것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열정은 그 일을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기에 일을 마무리 할 때까지 이어지면 좋지만, 대부분은 열정이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초심을 찾으라는 말이 나왔지 싶다. 열정이 식어 지칠 때면, 처음의 이 순수한 열정을 다시금 새기며 힘을 얻을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처음은 꽤 중요한 순간이다. 중요한 이유는, 처음이 진행되는 순간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느 방향으로 처음을 정할 것인가는 꽤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시로는 첫인상이 많은 것을 좌우한다, 첫단추를 잘 끼워라 등이 있을 것 같다. 물론 방향을 고민 할 시간에 일단 시작부터 해서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는 사람도 느끼는 것이 많겠지만, 신중하게 고민해 방향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후자의 입장에 더 마음이 가기에 시작은 꽤나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언급했다.

사실 예상했던 것보다 뻔한 의미들밖에 생각해내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처음이라는 순간이 워낙 정신 없고 두근거리는 순간이라 이런 뻔하지만 중요한 의미들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처음의 의미를 글로써 남기면서 마음에 조금 더 깊이 새기고자 한다.

첫포스팅. 언급한 처음의 세가지 성격을 다 담고 있는 것 같다. 서툴기 그지 없지만, 글을 쓰는 동안 순수한 열정이 느껴졌고, 괜찮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가지 성격을 다 가졌다는 것은 동시에 세가지 의미도 다 담겨있다는 말이다. 앞으로 꾸준히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첫포스팅의 의미들이 아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처음의 의미를 생각해보다 문득 마지막의 의미도 궁금해졌다. 내 블로그 포스팅의 가장 마지막 글의 주제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 글을 쓰는 날이 언제일까? 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처음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