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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혹한기 대비 김장 담그기. '완벽한 공부법' 서평감성버섯 (호, 昊) 의 농장/책, 음악, 영화 리뷰 2018. 11. 29. 22:19
오늘 서평할 책은 고영성작가, 신영준박사의 '완벽한 공부법'이다.
지난 '일취월장', '졸업선물' 서평에서 언급했듯 이 분들은 따끔한 팩트폭격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두번의 폭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나의 잘못된 습관, 생각들은 이번에도 묵직하게 전달될 이야기에 단단히 준비를 했다.
516페이지의 꽤 두툼한 이 책은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한 14가지 명제로 구성되어있다. 하나하나의 명제들이 마치 나를 타겟팅해서 쓴 것처럼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들로 이루어져있다.
그저께 어머니가 담그신 김장배추의 결마다 야무지게 채워진 속처럼 빼곡히 구성된 14개의 명제들 은모두 평소에 고민하던 것들이다. 지금 담가놓은 이 책이 겨우내 먹을 것이 없던 조상들의 '김장'이라는 지혜처럼 내게 있어서 힘든 시기들을 이겨낼 수 있는 녹진하고 뜨끈한 김치찌개로 변모하기를 기대해보면서 본격적으로 서평을 시작한다.
지난 서평들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가장 영향을 준 내용들 위주로 공유하며 나의 경험과 감상들을 적어보려 한다.
1. 성공적인 목표 설정은 따로 있다
- 성장 목표와 증명 목표
- 증명목표의 부작용 = 편법 + 회피
이번에 '빡독'이라는 독서행사에 신청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이 서평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지는 않기에 생략하겠다. 여하튼 그 행사 신청서의 질문 중에는 '본인의 고민을 적어주세요'였다. 이것을 쓰다가 지우고, 저것도 쓰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인간관계 속 자아와 관련된 질문을 적었지만 처음에 적은 고민은 바로 이 문장과 관련된 것이다.
내가 바로 '증명 목표' 그 자체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슬럼프는 아직까지도 사실 완전히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이에 문제를 느낀 내가 스스로 진단한 나의 모습은 '학습된 무력감'의 상태였고, 그에 따른 처방전은 '작은 성취'였다.
여기까지는 이미 3년 전에도 알고 있던 처방전이다. 사실 이미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처방전을 받고도 나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갖지는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처방전에 작은 허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바로 '작은 성취'가 어떤 성취인가? 이다.
애초에 내가 슬럼프를 겪기 시작한 것도 책에 나온 것처럼 내가 '신동'소리까지 듣지는 않았지만 중학교때까지는 나름 전교에서 알아주는 공부잘하는 학생이었고, 그 '기대에 부응하여' 과학고등학교도 입학했다. 그 곳에서는 모두 잘하기에 상대적인 결과로 나를 칭찬하기에는 잔인한 환경이었다. 이에 크게 실망했는지 무력감이 찾아왔었다.
'성장목표'를 '작은 성취'에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오늘 하루만 해도 내일까지 내야하는 과제를 솔루션 없이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헬스에서도 무게를 많이 듦으로서 과시하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의 자극을 먼저 느껴보는 등 두 가지나 이루어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짜릿한 이룸들이 있을지 기대해본다.
2. 산티아고가 내게 준 선물
- 산티아고 안 가면 나 결혼 안 할 거야
- "하루를 걷자"
위의 1번 문장이 포함된 '목표'라는 명제에 나온 글이다. 사실 개인적인 팬심으로 가득찬 문장선정이다. 고영성작가의 풋풋한 사랑고백 이야기로 시작된 글은 배우자분과의 산티아고 여행이야기로 이어진다. '산티아고 안 가면 나 결혼 안 할 거야'라는 배우자분의 말은 개인적으로 나에게 꽤 큰 자극을 다가왔다. 현재 연애를 안 한지 상당히 오래 되었는데 연애를 하게 된다면 반드시 함께 산티아고를 가고 싶다는 강한 생각을 갖게 했다. 일종의 외로움으로 다가오는 문장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산티아고 여행 이야기는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동반자'라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하루를 걷자'라는 배우자분의 말 또한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오르막길'이라는 노래와 오버랩되면서 묵직하게 다가왔다.
3. 시험불안 해소하기
- 두려움을 흥분으로 규정했을 때 훨씬 연설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 역시 '빡독' 행사의 고민신청 항목에 적었다가 지운 내용이다.
저번 중간고사에서 한 과목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시험 중간에 배가 너무 아파서 3시간짜리 시험을 40분만에 나와버렸다. 노력한 시간들과 잠도 줄여가며 했던 공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멘탈이 나가는' 경험을 했다. 물론 성장형 목표설정이 중요하다지만 많은 것들이 걸려있는 시험이라는 것도 당연히 잘 봐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이것은 갑자기 멀쩡하던 지리산에서 용암이 나온 것은 아니다. 중학교때부터 '시험'이라는 것은 나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그 정도가 차츰 심해져서 '휴화산'상태로 있던 것이 폭발한 것이다. 아무리 쉬는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시험지가 배분된 뒤에서야 꿈틀대는 장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근데 그 장도 내 장이다. 그동안은 '내 대장은 문제 없어', '이번 시험 때는 화장실 안마려울 거야' 라고 자기 최면을 걸며 자위했다. 하지만 이제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의 방법이 정말 비효율적이었다는 것을 알았고 긴장한 나 자신을 '인지'하고 '인정'하되 그것을 긍정적 단어로 살짝만 바꾸어서 '소리내서' 표현해봐야겠다.
오늘의 서평은 여기까지다. 세 번째 서평인데 슬슬 책 읽는 습관도 자리 잡아가고, 서평하는 것도 크게 번거롭지 않다. 현재까지의 서평들이 '성장'을 자극하고, 그 방향을 넌지시 제시하는 책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성장'을 디테일하게, 그리고 간접적으로 시켜줄만한 책들을 선정해서 읽고, 서평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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