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버섯 2020. 10. 6. 23:22

 

 

 

미련

 

김성호

 

어머니는 가끔

당신의 지난 날에

미련을 한송이 피워낸다

 

목련, 수련, 홍련

예쁜 꽃도 많은데

굳이

 

썩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 꽃을 살펴보니

이상하게 아무런 향이 없다

 

예쁘지도 않고

향도 없는데

왜 피우시냐 물어보니

 

너무

미련하게 살았던 것 같아서

그렇단다

 

미련함은

미련이라는 꽃을

피우나보다

 

어머니가 잠시 외출하시면

몰래

꽃에 향수를 뿌려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