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축구랑 연애중. 무언가 하나에 미친 사람은 멋지다. :: 행동버섯 (원산지: 자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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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리뷰] 축구랑 연애중. 무언가 하나에 미친 사람은 멋지다.
    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책 리뷰 2018. 9. 26. 20:28

    가벼운 마음으로 에시이 한권을 읽었다.




    0. 멋지다.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멋지다. 정말 축구랑 연애 중이다. 아니, 연애는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축구에 대한 사랑은 좀 더 깊다. 앞으로 변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날의 경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봤다. 심지어 군인의 신분일 때도, 수능 전날에도 말이다. 


    인생의 1순위가 단연코 축구다. 축구 선수가 아니다. 축구 감독도 아니다. 축구 관련 종사자도 아니다. 평범한 대학생이다. 


    제정신은 아니다.  무언가를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싶다. 그래서 멋지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치고, 제정신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응원한다.


    1. 축구가 세상을 바꾼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중이다.


    아스날과 서울 이랜드 FC ,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팬이며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한다. 


    축구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 소개에 나온 말이다. 축구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는 말이 처음엔 잘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저자는 정말 온 힘을 다해 믿고 있었다. 


    스포츠가 가진 힘은 어느 정도일까. 필자는 그렇게 크다고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냥 가끔 한 번씩 사람들의 흥미를 만족시켜주는 정도?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가 힘을 다해 주장하였던 생각에 조금은 설득이 된 것 같다. 


    1934년의 무솔리니 정권은 이탈리아 월트컵을 자신의 정권을 공고히 하는데 사용하였다. 라디오로 중계를 하며 파시즘을 홍보하였다. 모두의 이목을 월드컵으로 몰아 놓고, 정권을 반대하는 인사들을 숙청하였다.


    물론 좋은 사례는 아니지만, 스포츠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파급력이 이렇게 강력할 수 있다는 사례이다.


    가까이에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남북하키 단일팀도 볼 수 있다. (물론 관련해서 논란이 많았지만, 여기서는 화합의 의미에 집중하도록 하자) 오랜 기간 서로 다른 나라였던 남북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서 서로 호흡하며 경기한다는 것은 상징성이 굉장하고, 실제로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섞여서 경기를 하는 것을 통한 실질적인 교류의 의미도 강하다.


    2018년 1월에 강원FC는 26일 중국 쿤밍에서 북한 4·25체육단 축구종합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경기 후에는 양 팀 선수들과 관계자 모두 남북체육교류협회가 마련한 저녁 만찬에 참석했다. 이런 행위 자체의 정치적 의미는 상당히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이탈리아의 경우 대부분의 국민이 자신의 연고팀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축구로 소통한다. 응원하는 팀이 같은 사람은 자신의 가족처럼 받아들인다. 


    사회에는 "신뢰 자본"이 있다. 북유럽 등의 나라는 서로를 믿는 신뢰 자본이 많이 쌓여있고, 그렇기에 감시나 이중확인 등에 들어가는 손실이 적어 더 효율적으로 나라가 돌아가고 높은 삶의 만족도를 가진다.


    한 연구에서 축구팬이 길을 걷다 지나가던 사람이 위기에 빠졌을 때 도와주는 확률을 조사하였다.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도와줄 확률은 증가하였고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의 경우 그 확률은 더욱 증가하였다.


    이렇게 축구를 통해서 사회의 신뢰 자본을 쌓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많은 사람들이 축구 팬, 혹은 스포츠 팬이라는 동질감을 가진다면, 서로를 신뢰하며 더욱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분명히 일조할 수 있다. 


    2. 축구가 밥먹여주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축구가 밥 먹여주냐?"는 물음에 "네"라고 당당히 말했던 마지막 대목이다.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하는 사회초년생들은어린 시절과는 달리 "그것이 밥을 먹여주냐?"는 질문에 답을 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좋아하는 것과 나의 일을 무조건 같이 일치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드려야 한다. 


    그 괴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 성장이 아닐까. 


    그러나 저자는 사랑하는 그 일을 바로 자기 일로 만들고자 한다. 성숙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강한 애정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설득력을 준다.


    분명히 축구를 하거나 감독이 되어 생계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축구를 이루기 위해서는 선수와 감독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운동장이 필요하고 심판이 필요하며 관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모든 것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자는 자신이 그 모든 것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꾼다. 앞 대목에서 세상을 바꾸는 것과도 이어진다. 모두가 축구를 좋아하는 세상을 꿈꾼다. "축구 공화국"이다. 너무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믿음이 아주 헛되이 들리진 않는다. 이렇게 사랑하고, 이렇게 열렬하다면 그 열렬함에 주위 사람들은 끌릴 것이다. 


    적어도 필자는 끌렸다. 축구가 궁금하다. 뭐길래 이렇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인가. 이렇게 앞으로 꾸준히 축구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 "축구 공화국"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연휴 이 책 덕분에 축구영상 재밌게 보았다. 저자를 응원한다.


    by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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