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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영감버섯 (건,徤) 의 농장/성장 일기 2020. 9. 3. 22:36
핀란드에 있을 때 참 많이 해먹었다. 매일 영어를 쓰고, 파스타를 먹으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 asian market을 찾아가 두부와 된장을 사서 된장찌개를 먹곤 했다.
먼저 한국에서 먼길 날아오신 전기밥솥 님에 쌀을 넣어 밥을 한다. 밥이 되는 동안 파, 양파, 버섯을 썰어 된장과 함께 넣고 끌인다. 다 끓을 때 쯤 두부를 넣어준다. 쌀이 맛있는 밥으로 변하며 고소한 냄새가 난다. 된장이 끓을 때면 한국이 생각나는, 부모님과 함께 먹곤 했던 된장찌개의 냄새가 떠오른다.
오감 중 후각이 기억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은 사람들도, 자신에게 특별한 냄새를 맡으면 그 냄새와 연관되어 있는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고 한다. 된장찌개가 내겐 그런 음식이었다. 언제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 냄새.
한국에 와서도 많이 된장찌개를 먹지만, 이상하게도 핀란드에서 먹던 만큼 애틋하고 코끝이 찡해지는 맛은 안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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